보수 야권 상원의원 미겔 우리베, 보고타 도심서 피격
콜롬비아의 유력 보수 야권 대선주자인 미겔 우리베 투르바이(39) 상원의원이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지 언론은 그가 현재 중태라고 전했다.
7일(현지 시간) 로이터·AFP·AP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우리베 투르바이 의원은 수도 보고타의 한 공원에서 대중 연설 중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 현장에 있던 경호원들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생명이 아주 위험한 상태로 알려졌다.
AFP는 치료 중인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우리베 투르바이 의원이 머리에 두 발, 무릎에 한 발 등 총 세 발의 총탄을 맞았다"고 전했다.
등 뒤에서 총격...야당 "계획된 공격" 주장
그가 소속된 보수 성향 야당인 중도민주당은 성명을 통해 “무장한 괴한이 등 뒤에서 총격을 가했다”며 “정치적 목적을 노린 계획적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콜롬비아 대통령실도 긴급 성명을 내고 "모든 형태의 정치 폭력에 절대적으로,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페드로 산체스 국방부 장관은 "총격 용의자 1명을 체포했고, 배후에 더 많은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베 투르바이 의원은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민주당 소속으로,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름이 같은 우리베 전 대통령과는 혈연 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좌파 성향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 정권에 대해 강한 비판 목소리를 내 온 인물로, 현 정권과의 정치적 대립각도 총격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모친은 에스코바르에 납치·살해된 언론인...미국도 "강력히 규탄"
우리베 투르바이 의원의 모친 디아나 투르바이는 1990년대 콜롬비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조직에 납치돼 살해된 언론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어머니의 비극을 정치적 소명으로 삼아 공공질서와 법치 회복을 주요 의제로 삼아 왔다.
미국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번 정치적 암살 기도에 대해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며 콜롬비아 정부의 철저한 수사와 정의 실현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