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티도 안 내고 4년간 투병한 동기, 졸업식 자리 지켜준 동기들
수년간 혈액암으로 투병하면서도 학사 과정을 우수하게 마친 한 학생이 끝내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3일(현지 시간) 베트남 매체 'Znews'에 따르면 베트남 10대 대학 중 하나인 '응우옌 떳 타인 대학교(Đại học Nguyễn Tất Thành)'에서 지난달 31일 열린 졸업식은 눈물바다가 됐다.
혈액암으로 운명한 동기 응우옌 쯔엉 지안(Nguyen Truong Gian) 대신 그의 여동생이 졸업장을 받기 위해 단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앙의 여동생이 지앙 대신 졸업장을 받고 있다. / Facebook 'DaiHocNguyenTatThanh'
그간 아픈 내색 없이 보통의 학생들처럼 학교를 다니던 지앙이 혈액암으로 숨졌다는 소식에 그의 동기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지앙은 동기들에게 착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지앙의 지도교수를 제외하고는 그가 혈액암으로 수년간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지앙은 지도교수에게 "딱 졸업식까지만 살아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대학 졸업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지앙의 사연에 눈물 짓는 교수 / Facebook 'DaiHocNguyenTatThanh'
4년간 지앙을 지도했다는 호아릴(Hồ A Lil) 교수는 "매년 지앙이 약해지는 게 눈에 보였지만 난 포기하지 않았다"며 "증상이 악화돼 2주간 학교를 쉬고 돌아왔을 때도 바로 수업을 들은 학생이다"라고 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등교한 지앙은 친구들의 졸업 계획을 함께 세워줬다. 더 오래 살았다면 훌륭한 엔지니어가 됐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졸업식 직전 지앙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동기들은 졸업식 당일 그의 자리를 비워두는 식으로 그를 추모했다.
비록 졸업장을 받지는 못했지만 혈액암과 싸우면서도 공부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은 지앙의 사연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학사모와 꽃이 놓인 지앙의 자리 옆에서 그의 동기로 추정되는 학생이 울고 있다. / Facebook 'DaiHocNguyenTatThan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