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탑 분위기에 취해"...비극으로 끝난 곡예사의 휴가
하늘과 맞닿은 듯한 풍경, 도시를 한눈에 담은 배경, 물 위에 둥둥 떠있는 듯한 착각. 요즘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생샷 명소'로 꼽히는 루프탑 인피니티 풀은 단연 필수 코스다.
특히 태국 푸켓처럼 휴양지의 루프탑 수영장은 낮에는 여유를, 밤에는 분위기를 잡을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 낭만적인 공간에서 믿기 힘든 비극이 벌어졌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곡예사 베로니카 코브조바(28)가 인피니티 풀 가장자리에서 발을 헛디뎌 15m 아래로 추락해 목숨을 잃고 말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2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사고는 새벽 3시 30분쯤 일어났다.
코브조바는 푸켓의 한 리조트 옥상 수영장에서 친구들과 맥주를 마신 뒤, 수영장 가장자리 위를 걷기 시작했다. 곡예사답게 높은 곳에서의 균형 감각에 자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루프탑 수영장서 줄타다 15m 추락
하지만 한 발 잘못 디딘 순간 그녀는 15m, 약 3층 높이 아래로 추락했다.
사고가 발생한 수영장 / east2west
현장에 함께 있던 친구들이 즉시 달려가 구조했지만, 그녀는 머리와 턱 부위에 심각한 외상을 입고 사고 발생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숨졌다.
공개된 루프탑 수영장 사진에서 안전 펜스가 보이지 않아 '예견된 사고'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코브조바는 우크라이나에서 유명한 서커스 가문 '코크조브' 출신으로 12살 때부터 서커스 무대에 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와 독일 '론칼리 서커스'에서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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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아시아, 특히 중국과 태국에서 활동하며 명성을 쌓았다. 최근에도 태국에 거주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다.
또한 코브조바의 삼촌은 '코브조브 서커스'의 수장이자 서커스계 유명 인사인 미콜라 코브조브였다. 그는 SNS를 통해 "우리 가족 모두가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며 "그녀는 젊고, 아름답고, 성공한 곡예사였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우리는 언제나 널 기억할 거야. 사랑해, 베로니카"라는 글로 조카의 죽음을 애도했다.
공중 곡예를 전공한 유망주의 사망 소식에 서커스계는 충격에 빠진 상태다.
한편 현지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타살 혐의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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