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폭격에 자녀 9명 떠나보낸 가자지구 의사.... 부상당한 남편까지 잃었다

가자지구 의사 가족의 비극적 운명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자녀 9명을 잃은 가자지구 의사의 비극이 더욱 깊어졌다.


영국 가디언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그의 남편마저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가자 남부 칸 유니스 나세르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는 함디 알 나자르(40)와 그의 남편 알라 알 나자르(38) 부부의 집이 지난달 23일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참혹한 공습으로 집에 있던 부부의 자녀 10명 중 9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폭격 당시 남편 알라는 아내를 따라 출근했다가 막 귀가한 상태였다.


그는 11살 아들 아담과 함께 간신히 목숨을 건졌으나, 파편으로 인한 뇌 손상과 골절, 가슴 상처와 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입고 산소 호흡기와 의료용 튜브를 단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부상 정도가 너무 심해 결국 이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화상으로 알아볼 수 없는 자녀들의 시신


지난달 폭격 직후, 의사인 함디 나자르는 병원 응급실에서 화상을 심하게 입고 실려 온 자신의 자녀 일곱 명의 시신과 마주해야 하는 참혹한 상황을 겪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나세르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들의 시신은 어머니가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화상이 심했다고 한다.


가족의 비극 속에서도 함디 나자르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다른 환자들을 위해 계속해서 병원에서 의료 활동을 이어갔다고 동료들이 전했다. 이는 가자지구 의료진들이 직면한 개인적 비극과 직업적 사명 사이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보여준다.


생존한 아들의 이탈리아 이송 계획


이탈리아 매체 라푸블리카의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나자르 부부의 생존한 아들 아담을 오는 11일 이탈리아로 데려가 치료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탈리아 정부는 원래 나자르 부부도 함께 이탈리아로 대피시킬 의향을 표명했다.


그러나 남편 알라의 위독한 상태 때문에 그를 가자지구 밖으로 이송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함디 나자르는 남편 곁에 남기로 결정했다.


대신 아들 아담은 이모와 사촌들과 함께 이탈리아로 보내기로 했다.


이탈리아 외무부 소식통은 남편의 사망 이후 함디 나자르도 이탈리아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