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트랜스젠더 고교생 논란의 중심 됐다... 캘리포니아 육상서 우승

트랜스젠더 육상선수 우승, 미국 스포츠계 논쟁 격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고교생 육상선수가 캘리포니아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미국 스포츠계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AP 통신과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부문 참가를 둘러싼 갈등이 전국적 이슈로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인사이트AB 에르난데스 / Gettyimages


캘리포니아주 남부 후루파 밸리 고교 3학년생인 트랜스젠더 AB 에르난데스는 지난달 31일 주 중남부 도시 프레즈노 인근에서 개최된 주 고교 육상대회에서 여자 높이뛰기와 3단 뛰기에서 1위, 멀리뛰기에서 2위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선수의 우승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사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과 연방 정부의 개입으로 전례 없는 관심을 받게 됐다.


성 정체성과 스포츠 공정성 사이의 균형


캘리포니아주는 2013년 제정된 주법에 따라 학생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맞는 부문에서 경쟁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생물학적 남성이 여성 대회에 출전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주최 측인 고교육상연맹은 이번 주 초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에르난데스가 출전한 종목에는 추가로 1명이 더 출전할 수 있으며, 이들도 메달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다른 선수들에게는 에르난데스가 출전하지 않았을 경우의 순위도 인정하기로 했다.


인사이트AB 에르난데스 / Gettyimages


이에 따라 에르난데스는 높이뛰기와 3단 뛰기에서 기록상 1위를 차지했지만, 시상식에서는 공동 우승자가 됐다.


높이뛰기에서 그는 실패 없이 5피트 7인치(약 170cm)를 기록했으며, 2위는 같은 높이를 뛰었으나 각각 한 번씩 실패한 두 명의 선수였다. 그러나 시상대에는 에르난데스와 이 두 선수가 함께 올랐다.


3단 뛰기에서도 에르난데스는 기록상 단독 우승이었지만, 시상식에서는 2위 선수와 공동 우승자로 인정받았다.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된 트랜스젠더 스포츠 참여


이틀간 진행된 대회 현장에서는 트랜스젠더 선수의 참가를 둘러싼 갈등이 여실히 드러났다.


일부 비판자들은 '여자 스포츠를 지켜라'라는 문구가 적힌 분홍색 팔찌와 티셔츠를 착용했으며, '여자 스포츠에 남자는 안된다'라는 배너를 단 항공기가 경기장 상공을 선회하기도 했다.


인사이트FOX NEWS


트럼프 대통령은 대회 전 캘리포니아주에 트랜스젠더 학생의 출전을 금지하지 않으면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미 법무부 역시 연맹과 에르난데스가 소속된 교육구가 연방법상 성차별 금지 규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고교육상연맹은 "모든 학생 선수를 존중하며, 학생들에게 소속감과 연대감, 경쟁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명을 담은 주법을 준수하며 이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