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 날뛴다"... 주민에 긴급 경고, 양봉가 20여 명 현장 투입
벌통을 실은 대형 트럭이 전복돼 약 1,400만 마리의 꿀벌이 탈출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BBC 등은 미국 워싱턴주 워트컴 카운티에서 약 3만1,750kg에 달하는 꿀벌 벌통이 실린 대형 트럭이 전복되면서 수백만 마리의 꿀벌이 도로 위로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워트컴 카운티 보안관실(Whatcom County Sheriff's Office·WCSO)은 "벌들이 탈출해 군집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해당 지역 접근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뒤집힌 트럭 주변으로 벌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다니는 아찔한 장면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초기에는 탈출한 꿀벌이 약 2억5천만 마리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지만 작업에 나선 양봉 전문가들은 실제 숫자가 약 1,400만 마리라고 밝혔다.
WCSO는 "벌들이 여왕벌을 찾아 자발적으로 벌집으로 복귀하길 유도하고 있다"며, 24~48시간 안에 대부분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작업에는 20여 명의 양봉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경찰은 SNS를 통해 "놀라운 지역사회에 감사하다"며 "아침이 되면 대부분의 벌이 벌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벌이 사라지면 농사도 위험..."작물 수분용 벌통이었다"
사고로 탈출한 꿀벌들은 단순히 꿀을 만들기 위한 벌이 아니었다. 미국에서는 많은 양봉가들이 자신의 벌통을 농가에 임대해 과일과 채소 등 농작물의 수분을 돕는 역할을 한다. 결국 도로 위로 퍼진 꿀벌들은 지역 농업에 꼭 필요한 일꾼들이었던 셈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생태계는 물론 먹거리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