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고야, 에스컬레이터 '서서 타기' 캠페인 본격화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돈을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본에는 이런 알바가 실재한다.
일본 나고야시가 에스컬레이터 안전 문화 정착을 위한 독특한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아르바이트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온라인 미디어 소라뉴스24(SoraNews24)에 따르면 '나고야 스탠드 앤 스톱 봉사단'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일본의 에스컬레이터 이용 문화에 변화를 가져오려는 특별한 시도다.
東海テレビ放送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에스컬레이터 한쪽은 서 있는 사람들을 위해, 다른 한쪽은 걸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비워두는 문화가 정착되어 왔다.
도쿄와 동일본에서는 왼쪽에 서서 오른쪽으로 걷고, 오사카와 서일본에서는 그 반대로 이용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러한 관행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나고야시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걷는 행위가 안전사고의 위험을 높인다는 판단 아래, 에스컬레이터 양쪽 모두에 서서 타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이에 '양쪽 서기'를 실천하기 위해 시는 '스탠드 앤 스톱 봉사단'을 운영하며 시민들의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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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에 '서서' 일하는 특별한 봉사단
봉사단의 임무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3명이 한 팀을 이루어 에스컬레이터 오른쪽에 서서 '나고야카 니 STOP 시테 네(조용히 멈춰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손팻말을 들고 서 있는 것이다.
이들은 에스컬레이터에서 사람들이 걷는 것을 물리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시 조례를 실천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서 있는 일'에 대한 보수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팀장은 6시간 근무에 16,000엔(한화 약 15만 원), 3시간씩 교대 근무를 하는 팀원은 6,500엔(한화 약 6만 원)을 받는다. 이는 일본 내 일반적인 아르바이트 시급보다 높은 수준으로, 단순히 '서 있는 능력'만 요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일자리로 볼 수 있다.
스탠드 앤 스톱 봉사단은 한 달에 4~5회 파견되며, 2024년에는 나고야 시내 19개 역에서 운영됐다.
시 당국은 봉사단 운영 이후 에스컬레이터 양쪽에 서있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올해도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