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CTV 앵커의 '조국' 대신 '양국' 발언 논란

중국 관영 방송 CCTV의 한 여성 앵커가 대만 관련 뉴스를 전하던 중 '조국'을 '양국'으로 잘못 발음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러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사고는 '궁퉁관주'(共同關注) 프로그램에서 발생했다.

중국 CCTV 앵커가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측 입장문을 읽는 모습. /홍콩 성도일보 갈무리

21일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앵커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대한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입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대만 지도자가 어떻게 뭐라고 말하든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지위와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조국이 결국 통일된다는 것 또한 막을 수 없다"라는 문장을 읽던 중 '조국'(祖國)을 '양국'(兩國)으로 잘못 발음했다.

실수 이후 앵커의 불안한 모습과 방송 삭제

자신의 실수를 즉시 인지한 앵커는 말을 더듬으며 '조국'으로 정정했으나, 이후 진행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고 불안한 눈빛을 보였다. 이는 그녀가 자신의 실수가 얼마나 심각한지 깨달았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였다.

현재 해당 방송 영상은 CCTV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로, 중국 당국이 이 사안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중국 CCTV 앵커가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측 입장문을 읽는 모습. /홍콩 성도일보 갈무리

이 사건은 대만 언론에도 크게 보도되어 양안 누리꾼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가 됐다.

많은 누리꾼들은 "이 한 번의 실수로 앵커는 뉴스 채널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고, 일부는 "인생이 끝난 걸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예측까지 내놓았다. 더 나아가 "앵커뿐 아니라 상급자들도 처벌받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CCTV의 엄격한 방송 사고 등급 체계

이러한 우려는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 한 전직 CCTV 앵커의 과거 인터뷰에 따르면, CCTV는 저녁 주요 뉴스 방송 사고를 A·B·C·D 등 4단계로 엄격하게 구분하며, A급 실수를 저지른 앵커는 즉시 사직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A급 실수의 사례로는 '해협 서안(西岸)'을 '대만해협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으로 잘못 말한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