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신라·신세계 "인천공항 임차료 40% 인하해달라" 법원에 조정 신청

신라·신세계 인천공항 임차료 40% 인하 요청


중국 관광객 감소와 고환율로 인한 면세업계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신라·신세계면세점이 법원에 인천공항 임차료 인하를 위한 조정 신청을 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 4월 29일, 신라는 5월 8일에 각각 인천지방법원에 임대료 조정 신청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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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업체는 제1·2 여객터미널 면세점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 임대료를 현재 대비 40% 인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한 조정 기일은 다음 달 2일로 예정되어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구역은 원래 업체별로 고정 임차료를 납부하는 형태였으나 지난 2023년부터 공항 이용객 수에 연동해 산출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로 인해 면세업체의 임차료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면세 특허권 입찰 당시 신라와 신세계가 제시한 여객 1인당 수수료는 약 1만원이다.


인천공항 월 이용객 수가 300만 명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업체당 월 임차료는 약 300억원, 연간으로는 3,6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기준 신라 연매출(3조2,819억원)의 11%, 신세계 연매출(2조60억원)의 1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면세업계 실적 악화와 위기의 원인


면세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으나, 면세점 이용자 수와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면세점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이 급감했고, 내외국인 개별 관광객의 소비패턴 변화로 면세점 구매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고환율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실적 악화가 심화됐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69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고, 신세계면세점의 영업이익도 2023년 866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35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또 올해 1분기에도 각각 50억원, 23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나란히 적자로 전환했다. 


신라와 신세계가 법원에 임차료 조정 신청을 한 것은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두 회사의 특허 기간은 10년으로 아직 8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들 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에 여러 차례 임차료 인하를 요청했으나 거절돼 법원에 조정을 신청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외화 획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공항 운영 주체와 면세업계 간의 상생 방안 마련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