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사본 적 없다" 망언한 일본 농림수산상 사임 발표
일본에서 쌀값이 폭등해 시민들의 고충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쌀을 많이 받아서 사본 적 없다"고 발언한 에토 다쿠 일본 농림수산상이 결국 사임했다.
21일(현지 시간) NHK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에토 농림수산상은 "발언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쌀값 폭등' 일본에 수출한 한국쌀 2톤 / 뉴스1
에토 농림상은 지난 18일 강연에서 "나는 쌀을 사본 적이 없다. 지지자들이 많이 보내줘서 팔 정도로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퇴한 에토 농림상은 "현재 국민들이 쌀값 급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관장하는 대신으로서 극히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금은 쌀 가격이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수장직을 계속 맡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 스스로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에토 다쿠 일본 농림수산상
에토 농림상 사직서 제출, 사실 압박에 의한 사임 발표
이시바 총리는 에토 농림상 사임 발표 후 "모두 임명권자인 저의 책임"고 밝혔다. 그는 "이 상황이 계속되면 농정 수행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 판단해 에토 농림상의 사임 의사를 승낙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에토 농림상은 사실상 이시바 총리의 압박에 경질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개 야당은 전날 에토 농림상을 교체하지 않으면 이시바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압박했다.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이달 들어 20%로 최저를 기록한 상황이다. 쌀값 폭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에토 농림상 후임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중의원을 임명할 방침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 GettyimagesKorea
일본의 해결되지 않는 쌀값 폭등 현상
일본에서는 지난해 여름부터 쌀 부족으로 인한 쌀값 폭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전국 슈퍼마켓의 평균 쌀값은 5㎏당 평균 4268엔(한화 약 4만 900원)으로 1년 전의 2배 넘게 뛰었다.
농림성은 지난해 가을 쌀 수확량이 늘었음에도 올해 유통량이 증가하지 않은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이례적으로 풀린 정부 비축미 21만 톤 중 대다수가 소매 시장에 나오지 않은 이유도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오는 7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 30만 톤가량의 비축미를 추가로 방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