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고등학생 빌려드려요"... 일본 노인들 사이에서 인기 폭발한 '렌탈 고딩'의 정체

고령자와 청소년의 아름다운 만남, '렌탈 고등학생' 프로그램


일본 나가노 현 우에다 마을의 치쿠마 고등학교에서 시행 중인 '렌탈 고등학생' 프로그램이 세대 간 소통과 지역사회 연대를 강화하는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름만 들으면 상업적 서비스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지역 고령자들에게 무료로 도움을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인사이트한 할머니의 집에서 찬장을 정리하는 학생들 / 信濃毎日新聞デジタル


19일 온라인 미디어 소라뉴스24(SoraNews24)에 따르면 '렌탈 고등학생' 프로그램은 2023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사회/시민 교과과정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지역 주민지원센터와 연계해 운영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지역 어르신들이 신청하면 학교에서 2~3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조를 파견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지역사회에서 공감 능력을 키우고 세대 간 유대감을 형성하는 소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실질적 도움과 세대 간 소통의 장


지난 5월 14일 진행된 활동에서는 16명의 학생들이 6개 조로 나뉘어 다양한 도움을 제공했다.


한 조는 82세 할머니의 집을 방문해 고령자가 혼자서는 안전하게 청소하기 어려운 높은 부엌 창문을 청소했다.


또 다른 조는 허리와 무릎이 불편한 91세 할아버지의 정원과 튤립밭의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을 도왔다.


인사이트할머니의 손이 잘 닿지 않는 창틀을 닦는 학생들 / 信濃毎日新聞デジタル


이 프로그램의 가치는 단순한 가사 지원을 넘어선다.


정원 작업을 도왔던 학생들은 91세 노인으로부터 전통 식재료인 '양강근'에 대해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학생들이 양간근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자 노인은 "정말 맛있는 조미료이니 먹어보고 싶으면 언제든 오라"며 학생들을 초대했다.


이처럼 프로그램은 세대 간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일본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9.1%에 달한다. 특히 지방 소도시에서는 고령화와 함께 젊은 세대의 도시 이주로 인한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렌탈 고등학생'과 같은 프로그램은 세대 간 단절을 해소하고 지역사회의 유대를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생들은 봉사를 통해 사회적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 한편, 고령자들은 젊은 세대와의 교류를 통해 활력을 얻고 있다.


인사이트YouTube 'NBS長野放送ニュース'


프로그램에 참여한 치쿠마 고등학교 학생 미야자와 호노카(17)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어르신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어떻게 증진시키는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치쿠마 고등학교는 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세대 간 교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교육부는 이러한 지역사회 연계 교육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과 지역 문제 해결 능력 향상에 기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렌탈 고등학생' 프로그램은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교육과 연계해 해결하려는 창의적 접근법으로, 한국을 비롯한 유사한 인구 구조 변화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게도 의미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세대 간 지식과 경험의 교류,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YouTube 'NBS長野放送ニュー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