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잃은 다섯 아이 엄마, 우등 졸업으로 새 인생 시작
미국 테네시주에 거주하는 아만다 주엣튼(47)이 완전한 시력 상실에도 불구하고 대학 졸업이라는 꿈을 이뤄내 감동을 주고 있다.
다섯 자녀의 엄마인 아만다는 지난 9일 테네시 테크 대학교 졸업식에서 우등 졸업장을 받았다.
뉴욕포스트
아만다의 도전은 2007년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20대였던 그는 남편과 함께 다섯 명의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었다. 그의 시력은 2010년까지 정상 시력의 약 20% 수준으로 떨어졌고, 결국 2020년에는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됐다.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며 "수년동안 남아 있는 시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은 배웠지만, 시력을 아예 잃었을 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는 배운 적 없었다"고 아만다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어둠 속에서 찾은 새로운 희망과 도전
독립적인 삶을 되찾기 위해 아만다는 시각장애인 센터의 8개월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곳에서 그는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기술과 삶의 태도를 배웠다.
"시각장애인들은 지하실에 틀어박혀 인생을 포기한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밖에서 자신만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저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고 그는 말했다.
자신감을 회복한 아만다는 2022년 가을, 테네시 테크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출산으로 인해 미뤄두었던 대학 진학의 꿈을 40대 후반에 이루게 된 것이다.
조직 운영 및 리더십을 배우는 성인 대상 학위 과정을 선택한 그는 교수진의 따뜻한 배려와 지원 속에 학업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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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다는 "교수님들은 항상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 '어떻게 하면 이 수업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봤다"며 "그분들은 정말 훌륭했다. 한 번도 거절당한 적이 없었고, '왜 이런 수업을 듣느냐'는 식의 반응도 없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목소리'가 되기 위한 여정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아만다는 이제 시각장애 재활학 분야로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박사학위 취득도 염두에 두고 있는 그는 "직업 훈련 및 지원 분야에서 강사로서 시각장애인을 가르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만다는 "시각장애인에게는 '목소리'가 필요하다"며 "시각장애인의 가능성을 온전히 믿어주는 선생님들과 전문가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을 보지 못하게 됐다고 당신의 꿈이나 희망이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시력을 잃기 전 당신이 하고 싶었던 모든 일들, 그 마음은 여전히 남아 있잖아요. 이제 그걸 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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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 안구 연구소(NEI)에 따르면, 망막색소변성증은 약 4,000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유전성 질환으로, 망막의 광수용체 세포가 점진적으로 손상되어 시력 상실을 초래한다.
현재 완전한 치료법은 없으나, 아만다와 같이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보조 기술과 지원 프로그램이 발전하고 있어 교육과 사회 참여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