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미국 국토안보부, '시민권' 얻기 위해 경쟁하는 리얼리티 TV 쇼 기획중

트럼프 행정부, 시민권 경품 리얼리티 쇼 추진 논란


강경한 이민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인 참가자들에게 시민권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제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은 미 국토안보부가 인기 프로그램 '덕 다이너스티(Duck Dynasty)' 제작자인 롭 워소프(Rob Worsoff)와 협력해 36쪽 분량의 리얼리티 쇼 기획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exels


'미국인(The American)'이라는 제목의 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12명의 외국인 참가자들이 미국 횡단 기차를 타고 전국을 돌며 지역별 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도전에 참여하는 내용이다.


참가자들은 플로리다에서 NASA 관련 로켓 조립 게임, 샌프란시스코에서 골드러시 체험, 디트로이트에서 자동차 조립 등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과제들을 수행하게 된다.


각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한 명씩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최종 우승자는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고 연방의회 의사당 계단에서 시민 선서를 하는 장면으로 프로그램이 마무리된다.


프로그램에서 탈락한다고 해서 추방이 되는 것은 아니며, 항공사 마일리지 등을 받게 된다.


인사이트롭 워소프 / CNN


미국 정체성과 이민 정책의 엔터테인먼트화


캐나다 출신 미국인인 롭 워소프는 자신의 시민권 취득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인이 되고 싶 어하는 사람들의 시각으로 미국인의 정체성을 재조명하고, 미국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일인지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했다.


트리샤 맥로플린(Tricia McLaughlin)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제안의 전반적 내용은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기념하고 미국 시민이 되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특권인지를 강조하는 것"이라며 "안보부는 창의적인 제안을 검토하는 데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 gettyimagesBank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Bank


그러나 이민 문제와 시민권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엔터테인먼트 형식으로 다루는 접근 방식은 벌써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리얼리티 쇼 기획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홍보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크리스티 놈(Kristi Noem) 국토안보부 장관은 트럼프 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을 홍보하는 데 영상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왔다.


실제로 트럼프 집권 1기인 2017년에도 국토안보부는 '이민 국가'라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지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