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이직률에 새로운 제도 도입하는 일본 기업들
일본 기업들이 심각한 인재 유출 문제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일본 ANN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의 3년 이내 이직률은 34.9%로 지난 1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직 사유 중 '직장 내 대인관계 불량'과 '상사와의 불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기업들은 이 문제 해결에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홋카이도의 구조 설계 회사 '사쿠라 스트럭처(さくら構)'는 '관리자 선정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직원들이 자신의 상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직장 내 갈등 해소와 이직률 감소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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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상사를 선택하는 혁신적 시스템
사쿠라 스트럭처의 관리자 선정 제도는 매년 3월마다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상사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이 회사의 인사부 이마이 쇼야 씨는 ANN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수한 인재가 상사와의 의견 불일치로 회사를 떠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 제도를 도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제도의 실제 사례로 주목받은 와타나베 리사 씨(31세)의 경험은 흥미롭다.
그녀는 과도한 업무량과 팀장 야마다 케이이치 씨와의 소통 문제로 퇴사를 고려했지만, 관리자 선정 제도가 도입되면서 다른 상사 밑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이 제도 덕분에 와타나베 씨는 회사를 떠나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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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통계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22명의 직원이 이 시스템을 활용했으며, 이직률은 2018년 11.3%에서 2023년 0.9%로 급감했다.
이는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 환경에 대한 선택권을 가짐으로써 직장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음을 보여준다.
예상치 못한 반전과 성장의 기회
흥미로운 점은 와타나베 씨의 선택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야마다 팀장 밑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부서로 이동했지만, 2년 후 그녀는 오히려 야마다 팀장의 부서로 자발적으로 복귀했다.
다른 부서에서 일하며 야마다 팀장의 업무 방식이 실제로는 더 효율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야마다 팀장은 인터뷰에서 "와타나베 씨가 돌아온 후에도 같은 불쾌한 경험을 하지 않도록 더욱 신경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와타나베 씨의 기술과 대인관계 능력 모두 크게 향상되었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사례는 관리자 선정 제도가 단순히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상사와 부하직원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직원들은 다양한 관리 스타일을 경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찾을 수 있고, 관리자들은 더 나은 리더십을 개발하도록 동기부여를 받는다.
이 혁신적인 제도에 대한 반응은 다양하다. 거리 인터뷰에서 일부 시민들은 이 아이디어가 흥미롭고 시도해 볼 만하다고 평가했지만, 다른 이들은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직 구조와 업무 특성에 따라 모든 기업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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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본의 청년 이직률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인재 유지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20대 직장인들은 "대인관계를 잘 관리하지 못하면 회사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28세 영업사원은 "상사가 고압적이면 의견 표현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사쿠라 스트럭처의 사례는 직원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과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조직 문화 개선과 인재 유출 방지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모든 기업에 동일한 방식이 적용될 수는 없지만, 직원 중심의 조직 문화를 구축하려는 노력은 현대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