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美 트럼프 정부, 젖도 못 뗀 두 살 아이 부모와 강제 분리해 추방... "인권 침해" 비판

美, 두 살 아이와 부모 분리 추방해 인권침해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네수엘라 두 살배기 아이와 그 부모를 각각 다른 시기에 추방하는 사례가 발생해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14일(현지시간) 항공편으로 두 살된 마이켈리스 에스피노사(2)를 카라카스로 안전하게 데려왔다고 VTV를 비롯한 관영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인사이트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 GettyimagesKorea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와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부장관이 직접 공항에 나가 미국에서 추방된 다른 이민자 200여명과 함께 도착한 에스피노사를 맞이했다.


카베요 장관은 이 상황을 '구출'로 표현하며 "미국 정부에 의해 납치된 에스피노사가 우리 정부의 노력 덕분에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A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 두 살짜리 아이는 약 1년 전 부모와 함께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입국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 1월 20일, 아이의 아버지 마이케르 에스피노사가 불법이민자로 체포됐다.


gettyimagesKoreagettyimagesKorea


그는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EA)에 따라 별도의 심리 없이 지난 3월 엘살바도르 테러범수용센터(CECOT)에 수감됐다.


트럼프 정부는 구체적인 증거 제시 없이 아이의 아버지가 국제 범죄조직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의 핵심 조직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이러한 미국 정부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강력히 반박하고 있다.


아이의 어머니 요렐리 베르날은 마약밀매와 성매매 등을 위해 젊은 여성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다고 미국 정부가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역시 구체적인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으며 가족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베르날은 지난 달 말 먼저 베네수엘라로 추방됐으며, 이날 아이와 재회했다. 부모와 강제로 헤어진 에스피노사는 그동안 보호시설과 위탁 가정 등을 전전했다.


GettyimagesKorea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한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으로 아이 가족을 초청해 환영과 위로를 전했다. 카베요 장관과 달리 마두로 대통령은 "현재 아랍권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이 인도주의적 상황을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이 가족 분리와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어린 아이가 부모와 분리되어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이민자 권리 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로 톨러런스(무관용)' 이민정책이 가족 분리를 초래하고 있다며, 이는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 역시 미국의 이민자 가족 분리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