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3세 김동찬 씨, 원양어선 승선 예정... 창업주 가업 전통 이어가
동원그룹 오너가 3세이자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찬 씨(25)가 동원그룹에 정식 입사했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공개채용을 통해 그룹 모회사이자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에 합류했다.
동원그룹 전경 / 동원산업
통상 식품사 오너가의 자녀가 주요 부서 중간급 간부로 입사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현재 동원산업 해양수산사업부에서 사원으로 운항 운영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다음 달 원양어선에 승선해 한 달간 어획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2000년생인 김씨는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회장의 2남1녀 중 장남이다. 다만 김씨를 포함한 김 회장의 세 자녀 모두 현재 동원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식품업계에서는 김씨의 이번 입사와 원양어선 승선이 향후 경영 참여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양어선 승선이 동원그룹 창업주 일가의 전통으로 여겨진다.
1969년 8월 동원의 최초 어선인 '제31동원호' 출어식에 참석한 김재철 회장 / 동원그룹
'현장 경영' 강조한 창업주의 가업 전통 계승
동원그룹을 국내 대표 식품기업으로 성장시킨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은 1958년 우리나라 최초의 원양어선을 타고 3년 만에 국내 최연소 선장이 된 인물이다.
그는 과거 자식 교육에 대해 "역경의 조건을 만들어주기 위한 교육이었다"며 "편안하게 호강한 사람은 저항력, 인내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에게도 대학 재학 시절 원양어선 승선 경험을 쌓도록 했다.
차남인 현 김남정 회장 역시 대학 졸업 후 동원산업 창원공장에서 참치캔 생산직부터 시작했다. 김 회장은 이후 청량리 영업사원, 마케팅팀, 기획부서를 거쳐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동원그룹의 원양어선 주빌리호 / 동원산업
이어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등 주요 계열사 요직을 두루 경험한 후 2014년 부회장에 오르고 지난해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김 명예회장은 "주변에서 '첫째는 배 태우고, 둘째는 참지 배 따는 일부터 시켰다'고 하는데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장남은 금융업, 차남은 제조업으로 그룹을 재편했다.
할아버지, 큰아버지에 이어 원양어선에 오르는 김동찬 씨가 입사한 동원산업은 원양어업과 수산물 가공·유통을 총괄하는 동원그룹의 실질적인 사업 지주사다. 3세 경영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