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페루 유명 유적지, 男 성기 낙서로 훼손돼... 용의자 추적 중

페루 찬찬 유적지에 음란 낙서, 600년 문화유산 훼손 충격


페루의 세계적 문화유산인 찬찬(Chan Chan) 유적지가 무분별한 반달리즘으로 훼손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페루 문화부는 현지 시각 13일 성명을 통해 라리베르타드 지역에 위치한 찬찬 유적지 벽체에 검은색 에어로졸 스프레이로 남성 성기 그림이 그려진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X(구 트위터)


이번 사건으로 최소 3곳의 벽체가 훼손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가방을 멘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유적지에 낙서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페루 당국은 "600년 이상 된 문화유산에 대한 심각한 존중 부족으로, 매우 끔찍한 행위"라며 경찰과 협력해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문화부는 전문가를 동원해 훼손된 유적을 최대한 복원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세계유산 찬찬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 대책


찬찬은 유럽 문명과의 접촉 이전 남미에서 최대 규모로 번성했던 도시로, 15세기에는 약 3만 명의 인구가 거주했던 것으로 학계에서 추정하고 있다.


인사이트마추픽추와 함께 페루 정부에서 긴 시간 유물 발굴·복원 작업을 이어오는 고고학 유적지 찬찬. / 사진=유네스코


현재 행정구역 기준으로는 트루히요에서 서쪽으로 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198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찬찬은 잉카 문명의 정수로 꼽히는 마추픽추와 함께 페루 정부가 오랜 시간 동안 유물 발굴과 복원 작업을 이어온 중요한 고고학 유적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페루 정부는 찬찬 유적지 인근에서 진행 중인 고속도로 건설 작업 등을 고려해 일대에 대규모 경계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페루 문화재 반달리즘 사례와 국제 협력


페루에서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잉카 문명 유산 중 하나인 쿠스코의 '12각형 돌'이 현지 남성의 몰지각한 행위로 일부 부서지는 등 문화재를 겨냥한 반달리즘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페루 당국은 자체 보존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다른 나라의 유적지 보존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과도 지난달 문화유산 분야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마추픽추의 안전 상황 진단, 훼손 예방 조치, 디지털화, 보수 등 역사 보호 지구 보존을 위한 협력을 준비 중이다.


세계적인 문화유산 보존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달리즘 행위가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가치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며,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교육과 인식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유적지 관리를 위한 첨단 감시 시스템과 보안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