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몸으로 1년 2개월 지낸 샴쌍둥이 자매
샴쌍둥이로 태어나 14개월간 주요 장기를 공유하며 지낸 한 샴쌍둥이 자매가 최근 분리 수술을 받았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DailyMail)에 따르면 브라질 출신의 키라즈(Kiraz)와 아루나(Aruna)는 쌍둥이로 태어날 때부터 가슴, 배, 골반 등이 붙어있었다.
키라즈와 아루나는 '삼지 좌골결합 쌍둥이(tripus ischiopagus conjoined twins)'에 해당하며, 이는 엉덩이뼈(좌골) 부위가 결합되어 단 세 개의 다리를 갖고 태어난 샴쌍둥이를 의미한다.
이들은 생후 1년 2개월간 생식기, 장, 간, 다리를 나누며 생존했다. 그리고 최근 의사 16명이 투입된 15시간의 대수술로 분리됐다.
Instagram 'kirazaruna'
'삼지 좌골결합 쌍둥이'는 20만 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한다. 심지어 샴쌍둥이(결합쌍생아) 중에서도 드문 경우로, 전체 사례의 약 6%에 불과하다.
또 생식기 등 주요 신체 부위를 공유하는 만큼 분리 수술이 어렵고, 그 후유증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석 외과의사 자카리스 칼릴(Zacharias Calil)은 수술에 앞서 "4명의 마취과 의사, 레지던트, 3명의 비뇨기과 의사, 소아과 의사, 정형외과 의사 등 16명의 의사가 수술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지금까지 수행한 수술 중 가장 복잡한 수술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분리 수술 후 생명에 지장 없어... 샴쌍둥이 발생 이유는?
Instagram 'drzachariascalil'
의료진은 두 자매의 분리 수술에 앞서 반 년 전부터 보형물을 삽입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또 수술 당일 의사들은 아이들이 수술 후 겪을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팀을 나누어 4시간씩 돌아가며 교대로 수술방에 들어갔다.
샴쌍둥이를 분리하는 데 필요한 의학 기술은 매우 발전했지만, 극도의 집중력과 섬세함을 요구하는 수술인 것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어렵고도 위험한 수술을 성황리에 마친 의료진은 자매가 평범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각자의 신체 조직을 재건해주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현재 자매들은 어린이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며, 생명에 지장이 없는 안정적인 상태다.
Instagram 'drzachariascalil'
한편 보통의 일란성 쌍둥이는 수정된 하나의 난자가 나뉘면서 발생한다. 이 과정이 늦어지면 샴쌍둥이가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배아가 발달 초기에 합쳐지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러한 샴쌍둥이는 남아보다 여아에게서 3:1의 비율로 더 많이 나타나며, 이 중 약 40~60%는 적어도 한 명이 사망하거나 사산된 채 세상에 나온다고 전해진다.
12년 전 국내서도 샴쌍둥이 자매가 태어난 적이 있다. 당시 이들의 부모는 싱가포르서 자매의 분리수술을 받기 위해서 생업이던 PC방과 집을 모두 팔았다.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이 약 10억 원의 성금을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