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삼성전자, 2.3조에 유럽 최대 공조기업 '플랙트' 인수... "AI 시대 대비"

삼성전자, 2조3000억원에 독일 공조기업 플랙트그룹 인수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하며 글로벌 공조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전자는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 유로(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절차는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 / 뉴스1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독일 서부 헤르네에 본사를 둔 플랙트그룹은 1918년 설립된 냉난방공조(HVAC) 전문 기업으로, 데이터센터와 공장 클린룸, 산업·주거용 건물 등의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특히 고객별 니즈에 맞춘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인업과 설계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플랙트그룹은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도서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왔다.


AI 시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전략적 인수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로봇, 자율주행, 확장현실(XR) 산업 성장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수많은 서버가 열을 내뿜는 데이터센터에서는 냉각 기술이 핵심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는 자사의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솔루션을 결합해 안정적이고 수익성 높은 서비스와 유지보수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뉴스1


삼성전자는 기존에 가정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시장 중심의 개별공조(덕트리스) 제품으로 공조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지난해 5월에는 미국 공조업체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북미 공조시장 공략을 강화한 바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트레버 영 플랙트 최고경영자는 "플랙트가 삼성전자 일원이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100년이 넘는 업력의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로서 글로벌 대형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플랙트가 이제 삼성전자 글로벌 사업 기반과 투자를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글로벌 공조시장 성장세와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


글로벌 공조시장은 기후변화와 도시화, 그리고 디지털 전환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가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AI 기술 발전으로 인한 데이터센터의 냉각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2022년 1,98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6.3% 성장해 3,2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플랙트그룹 인수를 통해 기존의 가정용·상업용 공조 사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산업용 중앙공조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종합 공조 솔루션 제공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