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우울증이 위험한 이유
40대의 나이에 아이를 가졌지만 기쁨 대신 스스로를 해치고 싶었다던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선(The Sun)에 따르면 줄리엣 오웬-너탈(Juliet Owen-Nuttall)은 44세에 기적적으로 임신에 성공했지만, 기쁨보다는 두려움과 혼란에 휩싸였다.
그는 자살 충동을 느끼고 심지어 뱃속의 아이를 해치는 상상까지 하게 되었다. 이러한 감정은 그가 엄마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비롯되었다.
Juliet Owen-Nuttall Facebook
영국 도싯 주 샤프츠버리에 거주하는 줄리엣은 과거 섭식장애와 무월경을 겪었으며, 지난 2016년에는 자궁과 난관 염증으로 임신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예상치 못한 임신 소식을 접하고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기뻐해야 했는데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며 그는 임신 사실에 혼란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의료진은 그의 고령 임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초기 출혈과 유산 가능성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이로 인해 그의 심리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고, 결국 자살 시도까지 하게 되었다. 그는 남편에게 처음으로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이후 지역 산전 정신건강팀의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회복의 실마리를 찾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관계가 자신의 감정에 영향을 미쳤음을 깨달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줄리엣이 겪은 상황은 산전 우울증 때문이었다. 이는 전체 임산부의 약 15%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기분 변화를 초래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우울감, 무기력, 두려움 등이 있다.
임상심리학자 루이스 고다드-크롤리는 여성들이 임신과 모성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들은 임신 중에도 불안이나 낙담 등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은 실패가 아니며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산 후에도 우울증 증상이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줄리엣은 39주에 유도 분만을 시도했으나 제왕절개로 출산하게 되었고, 아기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출산 후 산후 우울증이 이어졌지만 의료진의 지원과 아기와의 유대감 형성을 통해 증상이 호전되었다.
현재 줄리엣은 정신건강 복지사로 활동하며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그는 "임신 중 우울한 감정을 경험한다고 해서 나쁜 엄마는 아니다"라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