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빅토리아주, 야생 코알라 700여 마리 안락사 결정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가 최근 항공기를 이용해 700여 마리의 야생 코알라를 안락사시켰다. 이는 부즈빔국립공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로 인해 코알라들이 먹이를 잃고 고통받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코알라의 주요 먹이인 유칼립투스 군락지가 대부분 파괴되면서 내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부즈빔국립공원에서는 지난 3월 화재로 약 2200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이 소실됐다. 이로 인해 코알라들은 심각한 생존 위기에 처했다.
빅토리아주 야생동물 보호단체 와일드라이프빅토리아의 리사 팔마 대표는 "산불이 야생동물에게 큰 고통과 죽음을 초래했다"며 "심각한 부상을 입은 동물들에게 가장 자비로운 행동은 안락사였다"고 설명했다.
항공기를 이용한 사살 방식에 대해 주정부는 국립공원의 험난한 지형과 코알라들이 위치한 외딴 곳, 그리고 화재로 인한 나무들의 안전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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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주 생물다양성 책임자인 제임스 토드는 "이번 결정은 결코 가볍게 여겨지지 않았다"며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안락사된 모든 코알라는 건강 상태가 매우 나빴고, 상태가 계속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며 "모든 코알라는 개별적으로 평가받았으며, 30m 이내에서 쌍안경과 광학 장비를 사용해 안락사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20년 동안 코알라를 연구해온 생태학자 롤프 슐라글로스는 "공중 사격이 과연 효율적이고 정확한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하며, "진정한 문제는 코알라 서식지와 자생 식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