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국립공원 탈출한 사자 민가 습격... 10대 소녀 사망

케냐 나이로비 국립공원 사자 탈출, 14세 소녀 목숨 앗아가


케냐 나이로비 국립공원에서 탈출한 사자가 인근 민가를 습격해 14세 소녀가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저녁, 국립공원에서 탈출한 암사자가 민가로 내려와 집에 있던 피스 므웬데(14)를 공격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시 므웬데와 함께 있던 친구는 간신히 대피한 후 당국에 신고했으며, 소녀들은 사자를 자극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케냐 야생동물보호국(KWS) 관계자들은 음바가티강으로 이어지는 혈흔을 추적했고, 그곳에서 므웬데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80%가량 훼손된 상태였으며, 사자는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KWS는 탈출한 사자를 포획하기 위해 덫과 전기 울타리, 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인공지능 조기경보 시스템까지 설치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케냐에서는 야생동물의 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자 탈출 사건 하루 전날에는 케냐 니예리 카운티의 숲에서 가축을 방목하던 54세 남성이 코끼리에게 공격받아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두 사건을 조사 중인 케냐 당국은 "사자의 경우 서식지에서 먹이가 줄어들고 국립공원 주변에서 인간 활동이 늘면서 방향 감각을 잃거나 평소 먹이를 잡는 행동에서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코끼리 사고의 경우 남성이 숲으로 들어가 서식지를 침범해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생동물 서식지 감소와 인간 정착지 확장이 주요 원인


전문가들은 케냐에서 발생하는 인간과 야생동물 간 충돌의 주요 원인으로 서식지 감소와 인간 정착지의 확장을 지목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인해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먹이를 찾아 인간 거주 지역으로 이동하는 야생동물이 증가하고 있다.


야생동물 보호 단체들은 인간과 야생동물 간 공존을 위한 더 효과적인 경계 시스템 구축과 함께, 야생동물 서식지 보존을 위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