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인간과 함께 호흡하며 마라톤 완주
중국 하프 마라톤에서 21대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처음으로 수천 명의 인간과 경주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중국 CCTV 등 주요 매체들은 이날 중국에서 열린 세계 첫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 개최 소식을 전했다.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는 베이징시 이좡 경제기술개발구에서 열렸다. 일반인이 참가하는 하프 마라톤 대회에 21개 팀의 로봇이 함께 뛰는 형식이지만, 안전을 위해 로봇이 달리는 트랙과 인간이 달리는 트랙은 분리됐다.
일부 로봇들은 러닝화에 러닝 조끼까지 걸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로봇 주변으로는 로봇을 조종하고 보조하는 인력 최대 3명이 붙었다.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의 '톈궁 울트라' / GettyimagesKorea
해당 행사에 참여한 로봇 회사들은 마라톤 개최 몇 주 전부터 로봇의 주행 테스트를 했다.
보조 인력은 마라톤 당일까지 로봇이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 중 일부는 쓰러지는 로봇을 몸으로 받아내고 지지했다.
또 필요시 경기 도중 로봇의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었다. 다만 그 시간 또한 기록에 포함했다.
이렇듯 베이징 당국은 기술자와 조종사가 로봇과 동행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행사를 '경주용 로봇 대회'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마라톤에 참여한 로봇의 키와 외형 등 디자인은 다양했다. 일부는 120cm보다 작았고, 몇몇은 180cm을 넘는 키를 자랑했다.
마라톤을 지켜본 한 인공지능 분야 종사자는 "로봇은 매우 잘 작동하고 있으며 안정적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진화를 목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의 '톈궁 울트라'가 2시간 40분 42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GettyimagesKorea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로봇과 달리 일부 로봇들은 출발선에서부터 넘어지거나 10m도 나아가지 못하고 난간에 충돌해 자신의 조종사와 충돌했다.
아쉽게도 출발선에 섰던 21대의 로봇 중 절반도 안 되는 6대의 로봇만이 완주에 성공했다.
이에 현지 분석가들은 로봇이 이번 마라톤에 진출한 것이 로봇의 산업적 잠재력을 보여주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서는 세계 최초로 배터리의 교체나 충전 없이 42km 마라톤을 완주한 로봇이 나와 주목을 받았다.
视觉中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