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4일(수)

외롭다고 '데이팅 앱' 자주 쓰면 만성 스트레스+불안증 시달리는 이유 (연구)

데이팅 앱이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


요즘 사람들의 연애 습관을 완전히 바꿔놓은 데이팅 앱. 그런데 이 앱이 단순히 감정이 아닌, 우리 몸속 호르몬 까지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미러는 최근 eHarmony와 임페리얼 칼리지 비즈니스 스쿨이 공동으로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에 따르면 '틴더'와 '범블' 같은 온라인 데이팅 앱은 사용자의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도파민(행복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성호르몬) 수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다양한 연령과 성별을 아우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결과는 꽤 충격적이었다.


데이팅 앱 효과와 호르몬 변화


'매치' 한 번에 도파민 치솟고, '읽씹' 당하면 테스토스테론 떨어진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데이팅 앱을 사용할 때 뇌에서 벌어지는 일은 꽤 드라마틱하다. 전문가 마이크 코시스는 이 과정을 '기대 → 인식 → 보상 전달'이라는 세 단계의 강화 일정으로 설명한다.


우선 사용자가 앱을 켜는 순간 '기대감'에 따른 도파민 분비가 시작되고, 이후 누군가에게서 알림이 오면 '인식' 단계에서 다시 한 번 도파민 수치가 상승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상 전달' 단계, 즉 누군가와 매치에 성공하는 순간 도파민이 가장 크게 폭발하게 된다.


이 패턴이 반복되면 뇌는 보상 시스템에 의존하게 되고, 실제로 약물 중독과 유사한 신경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이 와중에 테스토스테론도 출렁인다. 매치가 잘 될 경우, 15~20분 안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최대 20%까지 상승하지만, 거절당하거나 매치가 끊기면, 10~25%까지 급감할 수 있다. 즉, '읽씹' 하나에도 기분이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친다는 것.


무심코 쓴 앱이 우리 몸을 이렇게까지 흔들어놓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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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따르면, 사용자의 45%가 데이팅 앱 사용 이후 스트레스 증가를 호소했으며, 30%는 수면 패턴 변화와 불안감까지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르티솔 수치가 상승하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특히, 일정 기간 앱을 사용하지 못하면 '금단 증상'처럼 짜증과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틴더와 힌지 사용자 약 70만 명이 2023년 5월부터 2024년 5월 사이 앱을 탈퇴했지만, 여전히 영국 커플의 절반 이상이 2035년까지 온라인에서 만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디지털 연애'가 일상이 된 만큼, 그 영향력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코시스는 "호르몬 균형을 위해선 데이팅 앱 사용 시간 제한과 정기적인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저 설렘을 기대하며 켠 앱 하나가, 우리 몸과 기분을 휘청이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 이제는 단순히 '매치될까?'가 아니라, '내 몸 괜찮을까?'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