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파괴된 고층 스카이워크, 한국인 남편의 목숨 건 점프
미얀마를 강타한 규모 7.7 강진에 태국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콕의 한 건물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한 한국인 남성의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Facebook 'Bowyuri สะใภ้เกาหลี'
지난 30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중국어 매체 신츄데일리(Sinchew Daily)에 따르면 태국 방콕 통로 지구의 고급 럭셔리 레지던스 '파크 오리진 통로(Park Origin Thonglor)'에서 28일 발생한 강진으로 건물을 연결하는 스카이워크가 파괴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 한 남성이 끊어진 스카이워크를 뛰어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태국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바오 유리(Bow Yuri)는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파크 오리진 통로의 두 건물 사이를 잇는 스카이워크가 지진의 여파로 파괴되는 아찔한 모습이 담겼다.
그런데 영상을 확대하자 한 남성이 무너지는 스카이워크에서 몸을 날려 점프를 하는 모습이 보여 보는 이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바오 유리는 해당 영상 속 주인공이 자신의 한국인 남편이라고 밝혔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남편은 파크 오리진 통로 빌딩 C의 52층에 위치한 헬스장에서 운동 중이었다.
Facebook 'Bowyuri สะใภ้เกาหลี'
가족을 구하기 위한 위험한 선택
바오 유리는 "남편이 지진이 닥쳤음을 알아차리자마자 B동에 있는 우리 집으로 돌아가 나와 딸을 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두 건물을 연결하는 스카이워크가 끊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안전을 위해 망설임 없이 이를 뛰어넘었다.
바오 유리 씨가 공개한 가족 사진 / Facebook 'Bowyuri สะใภ้เกาหลี'
이 아찔한 순간을 담은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동시에 감동을 안겼다.
바오 유리는 "영상을 보고 매우 슬프고 감동을 받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다행히 남편은 무사히 스카이워크를 지나 가족을 만났고, 팔에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재난 상황에서 가족을 향한 사랑과 용기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태국 구조대원들이 지난 28일 방콕 차투착 지역에서 건물 붕괴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한편 지난 28일 발생한 강진은 방콕을 포함한 태국의 여러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고층 건물이 밀집한 방콕 도심에서는 건물 흔들림과 구조물 파손 등의 피해가 보고됐다.
30일 방콕시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8명이며, 78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영상이 촬영된 파크 오리진 통로 레지던스는 방콕의 고급 주거 단지로, 여러 동의 고층 건물이 스카이워크로 연결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이 스카이워크가 파손되면서 건물 간 이동이 불가능해졌고, 일부 주민들은 대피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