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국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준공... 전기차 생산 본격화
26일(현지 시간)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준공식을 26일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0년 회장에 취임한 후 처음으로 건립을 결정한 공장으로 정몽구 명예회장이 2005년 앨라배마 공장을 통해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한 지 20년 만에 던진 새로운 승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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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위협에 대응하고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는 2022년 10월부터 76억 달러를 투입해 공사를 시작한 지 2년 반 만에 완공됐다. 여의도 4배 크기인 1176만㎡(약 355만 평) 부지에 연산 30만대 규모로 지어졌으며, 최근 20만대 규모 증설이 확정됐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36만대)과 2010년 기아 조지아 공장(34만대)을 포함해 미국 내 총 12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지난해 미국 현지 판매량(약 171만대)의 70% 안팎을 현지에서 조립할 수 있는 규모다.
이들 공장들은 차로 4~5시간 거리에 위치해 부품 조달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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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 공략과 관세 대응 전략
현대차그룹은 최근 국내외 대부분 시장에서 판매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미국 시장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차에 고율 관세를 예고한 트럼프 행정부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공장 준공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환영사에서 "현대차그룹은 기술과 자동차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닌, 무엇보다 관계에 투자한다. 우리는 단지 공장을 짓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뿌리를 내리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준공식 이후 질의응답에선 "관세를 대비해서 공장을 여기 짓고 제철소를 만든다기보다는, 미국에서 앞으로 생산할 차량을 저탄소 철강으로 제조해서 팔아야 되는 시기가 오기 때문에 그 일환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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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내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 관세와 관련해 "관세는 국가와 국가 간 문제이기 때문에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정책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발표 이후에 개별 기업으로서 계속 협상을 해나갈 것이고, 정부에서도 주도적으로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때부터가 시작이 될 것이다. 4월 2일 이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첨단 기술 적용한 미래차 생산 기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는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을 시작으로, 향후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가 생산된다.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지었지만 전기차 수요 정체를 고려해 내년부터는 하이브리드차도 함께 생산할 예정이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친환경차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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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장에는 첨단 제조 및 로봇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생산 전 과정의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고중량 차량 문 자동 탈부착 시스템과 AI가 수십 대의 카메라 정보를 딥러닝해 차체 패널의 결함을 감지하는 시스템이 최초로 도입됐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차체 사양을 확인하는 공정에 투입되며,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도 시범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첨단 미래차 클러스터'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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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 중이며, 4개 계열사(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가 부지 내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스템 및 부품 모듈을 공급하고, 현대글로비스는 통합물류센터와 완성차 관리센터를 운영한다.
현대제철과 현대트랜시스는 각각 자동차용 강판과 시트를 생산해 공급한다.
이날 준공식에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 조현동 주미 대사와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장재훈 부회장, 현대차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 기아 송호성 대표이사 사장, HMGMA 임직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