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5일(월)

"롯데, 다시 일으킨다"... 신동빈 회장, 롯데쇼핑 '오너경영'으로 본업 살린다

신동빈 회장, 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 복귀


신동빈 회장 / 롯데지주신동빈 회장 / 롯데지주


변화가 절실한 롯데 유통군에 신동빈 회장이 다시 나섰다. 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복귀해, 글로벌 확장과 사업구조 혁신을 직접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실적 하락과 구조 재편의 기로에 선 롯데쇼핑에 신 회장이 직접 뛰어드는 것은 유통군을 다시 세우겠다는 '직접 챙기기'신호로 읽힌다.


지난 24일 롯데쇼핑은 서울 영등포구 롯데마트맥스 영등포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 회장은 2019년 국민연금의 '과도한 겸직' 지적 이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유통군의 체질 개선이 시급해진 상황에서 다시 전면에 나섰다.


현재 신 회장은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통 부문은 그룹의 핵심 축인 만큼,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핵심' 축..."책임경여 강화하겠다는 뜻"


인사이트롯데백화점 / 사진=인사이트


신 회장의 복귀는 단순한 명예직이 아닌, 그룹 유통 전략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 시그널로 해석된다. 롯데쇼핑 이사회는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한 이유에 대해 "글로벌 사업 추진과 신규 비즈니스 확장 과정에서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라고 명시했다.


주총에서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도 유통군의 전면 쇄신을 예고했다. 김 부회장은 "각 사업부의 기반을 다시 세워 수익성과 내실을 강화하겠다"며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매출과 이익이 함께 성장하는 체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기 위해 싱가포르에 운영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재등판'은 실적 부진과 유동성 우려가 겹친 롯데쇼핑에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3조9865억원, 영업이익 47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3.9% 줄었고, 영업이익도 6.9% 감소했다. 2021년 이후 매출은 3년 연속 하락세다.


3년 연속 매출 하락세...실적 개선 도모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3분기까지 흑자를 유지했지만 4분기 자산 손상 인식 등으로 적자 전환했다.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실시한 자산 재평가에서 토지 장부가가 9조5000억원가량 증가하며 부채비율을 190.4%에서 128.6%로 낮췄지만, 실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핵심 사업군인 롯데백화점은 올해 프리미엄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강화에 나선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주도하는 타임빌라스는 지난해 수원에 이어 올해 군산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단순 유통을 넘어 '체험형 소비'로 전환을 꾀하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국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3.7% 감소한 반면, 해외 부문은 18.6% 증가했다. 통상임금 소송 관련 222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감안해도, 해외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의 복귀는 단순한 조직 재정비를 넘어 유통 부문 전체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인다"며 "이제 실적 반등을 위한 본격적인 승부수가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