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제작비 수백 억 받아 사적 용도로 '탕진'
칼 에릭 린쉬 감독 / GettyImagesKorea
키아누 리브스 주연 영화 '47 로닌'으로 이름을 알린 영화감독 칼 에릭 린쉬(Carl Erik Rinsch, 47)가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NBC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남부지방검찰청은 18일 SF 드라마를 제작한다며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 명목으로 1,100만 달러(한화 약 161억 4,700만 원)을 받은 후 암호화폐 투자와 슈퍼카 구매 등 사적인 용도로 탕진한 혐의로 린쉬 감독을 체포해 사기 등 7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기소장이나 보도자료에서 넷플릭스를 밝히지 않았지만, 린쉬와 넷플릭스 간의 분쟁은 뉴욕타임스가 2023년 11월 기사에서 린쉬의 혐의를 처음 보도한 이후 알려졌다.
사진 = 인사이트
기소장에 따르면 린쉬는 2018년 공상과학 TV 시리즈 'White Horse(화이트 호스)'의 각본을 일부 완성해 넷플릭스와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넷플릭스는 제작비로 약 4,400만 달러(한화 약 645억 6,200만 원)를 지불했다.
린쉬는 2020년 3월, 시리즈를 완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 제작비를 요구했고 이에 넷플릭스는 1,100만 달러(한화 약 161억 4,7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왼쪽부터)영화 '47 로닌' 촬영장에서 린쉬 감독과 사나다 히로유키, 키아누 리브스 / Universal
하지만 린쉬는 이 돈을 시리즈 제작에 사용하지 않고, 여러 개인 계좌로 이체한 후 유가증권 매수에 사용했다.
린쉬는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1,100만 달러의 절반 이상을 잃었으며, 이후 남은 자금을 암호화폐와 사치품 구매에 사용했다.
여기에는 변호사 비용, 가구 및 골동품, 자동차 구매 등이 포함됐다.
그는 가구와 골동품을 사는 데 378만 7,000달러(한화 약 55억 5,600만 원), 롤스로이스 5대와 페라리 1대에 241만 7,000달러(한화 약 35억 5,000만 원), 시계와 의류에 약 65만 2,000달러(한화 약 9억 6,000만 원)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린쉬는 넷플릭스가 요구한 쇼의 에피소드를 전달하지 않았으며, 사기로 얻은 자금을 반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2021년 초 해당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검찰은 린쉬가 전신 사기 혐의로 최대 20년, 자금 세탁 혐의로 최대 20년, 다른 5개 혐의로 각각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