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5일(목)

트럼프, 87억 들여 美갱단원 수백명 악명 높은 엘살바도르 감옥으로 추방

인사이트트럼프 대통령, 엘살바도르 대통령 / gettyimagesBank


엘살바도르가 미국과 600만 달러(한화 약 87억원)의 계약을 체결하고, 갱단원 260여 명을 1년간 수용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들을 비행기에 태워 엘살바도르로 보낸 후 "잊지 않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마약 카르텔 '트렌 데 아라과' 갱단원 238명 등 총 261명을 태운 비행기 두 대가 엘살바도르에 도착했다.


'트렌 데 아라과'는 악명 높은 국제 마약 밀매 및 폭력 집단으로, 지난달 미 국무부가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한 갱단 중 하나다. 이번에 추방된 인원에는 트렌 데 아라과 단원 외에도 엘살바도르가 수배 중이던 폭력조직 'MS-13'의 갱단원 23명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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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일부는 유괴, 아동 성범죄, 폭행, 강도, 매춘, 경찰 폭행 등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머리와 수염을 밀고 수갑을 찬 채 이송되는 갱단원들의 영상을 공개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들은 즉시 최대 4만 명 수용이 가능한 테러 감금 센터로 보내졌다"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추방 작전은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에 근거한 조치로, 국가 안보 위협 시 외국인을 신속히 구금하거나 추방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한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추방령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조치를 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외국인들이 이미 미국 영토에서 추방된 후 법원 명령이 내려졌다"며 "행정부는 법원 명령을 거부하지 않았으며, 이 명령은 합법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갱단원들이 범죄 조직의 잔당, 무기, 자금, 은신처 등을 색출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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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조치를 통해 동맹국도 돕고 교도소 시스템을 자립형으로 만들며 우리나라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중요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무능한 민주당 정권이 미국에 초래한 끔찍한 상황을 이해해 준 엘살바도르와 부켈레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 추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한 포고령에서 "나는 오늘 '트렌 데 아라과'에 소속된 사람 중 미국 내에 있으면서 합법적 시민권을 갖지 않은 14세 이상 모든 베네수엘라 시민을 검거·구금·추방할 것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 재량권이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부여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추방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근절'이라는 명목으로 무고한 베네수엘라인을 잡아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BBC는 "그들이 정말 갱단 소속인지 등 구금자의 신원에 대해 미국 정부와 엘살바도르 모두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미국 지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갱단 소속'이라는 광범위한 주장에 근거해 베네수엘라인을 인종 차별의 표적으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엘살바도르는 범죄 조직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국제 사회에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특히 인권 단체들은 이러한 조치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