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4일(금)

남자로 성전환했는데 남친과 연애 한 달 만에 '자연임신'한 트랜스 남성

'여성→남성' 성전환 후 자연임신


인사이트Daily Mirror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 남성'이 자연임신 소식을 전해 화제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미러(Daily Mirror)는 영국 최초로 자연임신을 한 트랜스젠더 남성이 된 말라키 클라크(Marachi Clarke, 27)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데일리메일에 현재 두 살이 된 아기를 키우고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개했다.


1997년 6월 22일, 여자아이로 태어난 말라키는 자라면서 자신이 다른 소녀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말라키는 데일리메일에 "어릴 때부터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모두가 생각하는 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나는 드레스, 긴 머리, 화장이 싫었고 축구, 럭비와 같이 남자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끌렸다. 온라인에서 답을 찾다 한 트랜스젠더의 유튜브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고 갑자기 한 단어가 떠올랐다"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Daily Mirror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밝히는 것이 두려웠던 그는 17살에 누나에게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했고 얼마 후 부모님에게도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털어놨다. 그의 말에 엄마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그날부터 말라키는 자신을 '남성'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가족의 투표를 통해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했다.


그는 19살에 본격적으로 남성이 되기 위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하고 20살에 가슴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2018년 6월부터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호르몬 치료를 받은 그는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기 시작하고 몇 달 후부터 얼굴에 털이 나기 시작했다. 체모가 굵어지고 체형이 변했으며 목소리가 깊어졌다"라고 말했다.


이듬해인 2019년, 그는 주당 100시간씩 일해 6,000파운드(한화 약 1,128만 원) 마련해 유방 제거 수술을 받았고, 2021년 5월, 마침내 그는 법적으로 남성이 됐다.


인사이트Daily Mirror


그리고 말라키는 3년 전 페이스북 데이팅을 통해 아이 아빠인 보육 전문가 찰리 베넷(Charlie Bennett)을 만났다.


서로에게 푹 빠진 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했고 한 달 후 말라키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말라키는 찰리를 만나기 18개월 전부터 호르몬 치료 부작용일 수 있는 심한 여드름 때문에 테스토스테론 복용을 중단했기에 자연임신이 더 쉬웠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테스토스테론 복용을 중단했더니 생리가 다시 시작됐고 여드름도 완화됐으며 자궁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말라키는 "나는 임신 소식이 너무 기뻤다. 나는 성역할을 믿지 않는다. 세상이 생물학적으로 성역할을 어떻게 규정했는지는 믿지 않지만, 그것은 사회적 구성물일 뿐이다. 나는 자궁을 가진 남성이라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인사이트Daily Mirror


말라키는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출산했다. 그는 법적으로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출생증명서에는 '어머니'로 등록되어 있으며, 찰리는 아버지로 등록되어 있다.


이는 말라키가 법적으로 남성이면서 동시에 여성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말라키는 "출생증명서에 엄마로 기재되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누군지 안다. 나는 아이의 아빠다"라면서 "제도가 좀 더 진보적이면 좋겠지만, 그런 변화는 곧 올 것이니 굳이 소리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와 찰리는 아기에게 아빠가 두 명이라는 사실과 아빠가 어떻게 임신을 하게 됐는지 잘 설명해 줄 것이라면서 "아이가 커서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포용적이며 트랜스젠더를 지지하는 곳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두 사람은 둘째 임신을 바라고 있다. 말라키는 "남자로서 아이를 낳은 것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더 많은 아이를 원한다"며 "아들이 친구를 가질 수 있도록 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인사이트트랜스 남성 애쉬 패트릭 셰이드 / Instagram 'ashthegoth'


한편 지난 2022년 미국에서는 원나잇을 했다가 임신한 트랜스 남성 애쉬 패트릭 셰이드(Ash Patrick Schade)의 사연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곧바로 호르몬 치료를 중단한 그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지 한 달 만에 현재의 남편을 만났고 딸을 출산해 함께 키우고 있다.


그는 출산 후 유방 절제술을 받고 더욱 남성적인 외모로 변했지만, 더 많은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생식 능력 제거 수술을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