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쟁으로 아들 잃은 엄마에게 '고기분쇄기' 선물
(좌) GettyimagesKorea / (우) 모스크바타임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에게 고기 분쇄기를 선물한 것이 알려지며 분노를 샀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러시아 집권당이 우크라이나 전쟁 전사자 어머니에게 고기 분쇄기를 선물해 반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날 러시아 현지 매체 모스크바타임스(The Moscow Times)에 따르면 러시아 최북서단 도시인 무르만스크주 지역 당국 관계자는 지난 5일 여성의 날을 맞아 '영웅의 어머니들에게 꽃을' 캠페인을 진행하며 '고기 분쇄기'가 포함된 가전제품과 꽃다발을 전달했다.
모스크바타임스
여성의 날을 앞두고 현지 매체는 당국으로부터 선물을 전달받은 어머니들이 고기 분쇄기가 든 상자와 꽃다발을 들고 찍은 기념사진을 보도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속한 통합러시아당이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준비한 캠페인인데,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에게 주는 선물로 고기분쇄기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기 분쇄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보다 인구가 많은 러시아가 자국 군인들을 전장에 밀어 넣어 수적 우세를 노린 작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자식을 잃은 유가족이 자신의 아들이 마치 고기 분쇄기에 빨려 들어간 고기처럼 쉽게 쓰여졌다는 의미로 쓰는 자조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당국 "여성이 직접 고기분쇄기 요청해"주장
VK
논란이 커지자 무르만스크 지역 당국은 현지 소셜미디어 VK에 고기분쇄기를 받은 한 어머니가 "마침 (고기 분쇄기를) 직접 사고 싶었는데, 때마침 선물해 주셨다"고 말하는 영상을 올리며 사태를 수습하고 나섰다.
당국은 전사자의 유가족에게 고기분쇄기를 선물한 데 대한 "비인간적이고 도발적인 해석을 지지하지 말라"고 했다.
이들은 당초 선물 목록에 고기분쇄기를 포함하지 않았지만, 여성이 직접 이를 요청했기에 거절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여성의날 연설에서 "러시아 여성의 삶의 목적은 아이를 갖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