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과정을 살펴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 세번째). / 사진제공=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를 찾아 미래 성장 동력을 모색했다.
세계 최대 잠재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에서 연구개발(R&D)과 생산, 유통 등 밸류체인 전반을 점검하며 LG그룹의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인도를 방문해 뉴델리와 벵갈루루를 찾았다. 뉴델리에서는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방문해 인도 시장 변화와 생산 전략을 점검했다.
그는 "인도 시장에서의 차별화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가 쌓아온 고객 이해도와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1등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보며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한 전략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이어 LG브랜드샵과 현지 유통업체 릴라이언스 매장을 찾아 인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직접 살폈다. 그는 차별적 고객 가치를 강조하며, 현지 맞춤형 제품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당부했다.
이후 벵갈루루에 위치한 LG 소프트 인도 법인을 방문해 소프트웨어 연구소의 글로벌 R&D 역량을 점검했다. 벵갈루루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지역으로, LG그룹은 이곳을 미래 소프트웨어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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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은 연구원들과의 대화에서 "소프트웨어 기술 혁신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인도는 우수 R&D 인재 확보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글로벌 R&D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1996년 인도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이후 LG화학(1996년), LG전자(1997년), LG에너지솔루션(2023년) 등 주요 계열사가 진출해 인도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왔다. 최근 LG전자는 인도 기업공개(IPO) 추진과 현지 공장 증설을 통해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회장은 인도 일정을 마친 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동해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점검했다. 현지 가전 유통 전문 매장을 방문해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LG전자 제품의 판매 현황을 살폈다.
그는 "중동·아프리카 시장은 도전적인 환경이지만, 지금부터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핵심 역량을 준비해 미래 성장의 중요한 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이번 해외 출장에서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을 정교화하며, 인도와 중동·아프리카를 미래 성장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