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gram 'adrienbrody'
배우 애드리언 브로디가 생애 두 번째 오스카를 손에 넣었다.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두 번 이상 받은 11번째 배우가 되었다.
브로디는 미국 로스엔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브루탈리스트'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컴플리트 언노운'의 티모시 샬라메, '콘클라베'의 레이프 파인스, '어프렌티스'의 서배스천 스탠, '씽씽'의 콜먼 도밍고를 제치고 이 상을 거머쥐었다.
브로디는 200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로 역대 최연소인 29살에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수상으로 그는 할리우드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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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디에 앞서 남우주연상을 두 차례 이상 받은 배우는 대니얼 데이루이스, 프레드릭 마치, 스펜서 트레이시, 개리 쿠퍼, 말런 브랜도, 더스틴 호프먼, 잭 니컬슨, 톰 행크스, 션 펜, 앤서니 홉킨스 등 10명이 있었다.
브로디는 영화 '브루탈리스트'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헝가리계 유대인 건축가 라슬로 토스를 연기했다.
이 작품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유럽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간 토스가 2차 세계대전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사업가 밴 뷰런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헝가리계 유대인인 브로디는 라슬로 토스를 통해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인생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브루탈리스트'를 연출한 브래디 코베 감독이 일부 배우들의 헝가리어 억양을 AI 기술을 활용해 보정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브로디가 연기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골든글로브·영국아카데미·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까지 그를 선택하면서 그의 연기가 최고였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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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생인 브로디는 1988년 TV 시리즈로 데뷔한 뒤 출중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경력 초기부터 대중적인 작품뿐만 아니라 독립영화에도 적극 출연하며 연기파 배우로 성장했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킹 오브 더 힐'(1993)에서 잠재력을 보여줬고, 스파이크 리 감독의 '썸머 오브 샘'(1999)에서 진지한 이미지를 벗어던지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나서 찍은 작품이 2002년에 나온 '피아니스트'였다.
그는 이 영화에서 실존 인물인 슈필만을 연기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하고 직접 피아노 연주까지 해내며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M 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호흡을 맞춰 '빌리지'(2004)에 출연했고, 블록버스터 영화 '킹콩'(2005)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최근에는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2011)와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등 고유한 작품 세계가 있는 감독들과 작업하며 경력을 이어갔다. 또한 TV 시리즈 '피키 블라인더스', '석세션' 등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