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브래드 피트에 사랑 고백 DM 받은 50대 여성

브래드 피트 / GettyimagesKorea

유명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를 사칭한 사기꾼에게 속은 50대 여성이 12억 원을 날린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해외령 레위니옹에 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안(가명·53)은 지난 2023년 2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처음 만든 뒤 게시물을 올렸다가 DM 한 통을 받았다.

브래드 피트 어머니 이름인 '제인 에타 피트'라는 계정으로 "내 아들은 당신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며칠 뒤에는 자신을 브래드 피트라고 프로필에 적은 사칭 계정으로부터 "어머니가 당신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년 반 동안 연락 이어가... 연애 중이라고 착각해 12억 송금

처음에는 안 역시 당연히 가짜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으나 브래드 피트 계정은 정기적으로 안에게 사랑의 시를 적어 보냈고 "당신을 원한다", "나의 사랑" 같은 달콤한 사랑 고백을 쏟아냈다. 

또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기술을 사용해 브래드 피트의 셀카와 여권 사본을 보내기도 했다. 남편과 달리 자신의 작품에도 관심을 가져주는 모습에 안은 결국 가짜 브래드 피트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두 사람의 연락은 1년 반 동안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안은 남편과 이혼하고 세계적인 배우와의 새로운 삶을 꿈꿨다. 브래드 피트와 연애 중이라고 믿은 안은 자신이 부자 남편과 이혼하며 위자료 77만 5000유로(한화 약 11억 6000만 원)를 받은 소식을 알렸다.

그러자 가짜 브래드 피트는 각종 명목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다. 전처인 배우 앤젤리나 졸리와 이혼 소송 때문에 은행 계좌가 동결됐다고 안을 속이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안은 수개월에 걸쳐 83만 유로(한화 약 12억 원)를 송금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진짜' 브래드 피트가 27살 연하의 여자친구 이네스 드 라몬과 함께 있는 사진을 보고 자신이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한다.

충격을 받은 안은 세 차례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중증 우울증으로 전문 클리닉 센터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는 얼굴도 모르는 사기꾼을 상대로 고소를 제기한 상황이며 온라인 모금 운동도 시작했다.

한편 지난해 9월에도 가짜 브래드 피트에 속은 두 여성이 32만 5000유로(한화 약 4억 8000만 원)을 잃은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일당은 브래드 피트 온라인 팬 페이지에서 만난 여성과 정서적 관계를 구축한 뒤 미상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