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집 앞에서 '출소 파티' 연 살인범

출소한 A씨의 연회가 열리자 샹씨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 SCMP

형을 마치고 출소한 살인범이 피해자의 집 바로 앞에서 호화로운 출소 파티를 열어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보도에 따르면 15일 중국 남서부 쓰촨성 몐양시 푸청구의 한 마을에서는 호화로운 연회가 열렸다.

약 200명이 모여 먹고 마시며 폭죽을 터뜨리는 등 연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는 놀랍게도 살인죄로 징역 20년을 복역하고 전날 출소한 A씨와 그의 가족들이 피해자의 집 앞에서 벌인 출소 파티였다.

이 소식은 A씨에게 20년 전 살해당한 남성의 아들 샹씨가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영상을 게재하며 알려졌다.

사형에서 모범수로, 또 징역 20년으로 감형돼

샹씨의 아버지 / 抖音

샹씨는 15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그의 아버지는 39세의 나이로 자택 침실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A씨는 샹씨의 아버지를 3명의 지인과 공모해 살해했다.

이들은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시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르기까지 했다.

당시 어린 학생이었던 샹씨는 트라우마를 염려한 가족에 의해 아버지의 유해를 보지 못했으며, 사건 이후 그의 가족들은 A씨의 위협과 감시를 받기도 했다.

샹씨는 "아버지의 친척과 A씨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개입하자 A씨가 원한을 품었고 결국 살인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사건 관계자 4명 중 2명은 이미 사형이 선고돼 집행됐고, 나머지 2명은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중국 형법상 이후에도 품행이 단정할 경우 징역 20년 이상 25년 이하로 형량이 줄어들기도 하는데, A씨 역시 모범수로 복역해 20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抖音

11월 14일, 살인범이 20년간의 복역을 마쳐 출소 파티가 열릴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샹씨는 즉시 고향으로 내려갔고, 다음 날 자신의 집 앞에 18개의 연회 테이블을 설치해 호화로운 행사를 진행하는 A씨와 A씨 가족들을 발견했다.

실제로 샹씨가 공개한 영상에는 레드 카펫으로 장식된 마당에 여러 대의 차량이 도착하고 폭죽 소리와 함께 축하객들이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담겼다.

샹씨는 "기회가 되면 A씨와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내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왜 그가 두 가족에게 큰 고통을 안겨줬던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다"라면서 "그러나 석방 당일 나는 그의 노골적인 도발과 상상조차 못 한 악의를 마주했다"라고 토로했다.

抖音

출소 파티를 중단해 달라는 유족 측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징역 경찰과 정부 관계자가 개입할 때까지 행사는 계속됐다.

샹의 신고를 접수한 지방정부 관계자는 지역 공무원, 경찰 마을 지도자들이 신속하게 개입해 A씨와 그 가족에게 교육을 실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누리꾼들의 분노 반응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징역 20년이 무슨 소용이 있었냐 감형받은 것은 명백한 실수다", "이런 살인범은 석방되어서는 안 된다", "교도소를 철저히 조사하라", "출소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거길 간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