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주방서 가스 폭발해 전신 92% 화상 입고도 돌아가 아내 구한 남편, 일주일 만에 숨져

주방 가스 폭발로 전신에 화상 입고도 아내 구한 남편


인사이트SCMP


중국에서 한 남성이 폭발 사고로 신체의 90% 이상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도 화염에 휩싸인 주방으로 돌아가 아내를 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이 남성은 아내의 목숨을 구했지만 치료 중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오전 중국 중부 허난성 뤄양시의 한 주택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리우씨는 아내와 함께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가스레인지를 작동시켰을 때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고 불은 순식간에 주방을 집어삼켰다.


인사이트폭발 직후 화염에 휩싸인 부부의 집 / 百度一下


폭발의 여파로 리우씨는 주방 밖으로 날아갔다. 옷이 완전히 찢어지면서 리우씨는 신체의 약 92%에 화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온몸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상황에도 다시 주방으로 되돌아갔다.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주방에서 아내를 구한 뒤 밖으로 나오자마자 쓰러졌다.


의식을 잃고 중태에 빠진 리우씨는 7일간 사투를 벌이다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결국 숨졌다.


아들 "아버지 찾는 어머니께 숨졌다는 말 못 해"


인사이트집에서 기어 나오고 있는 리우 씨의 아내와 리우 씨 / 百度一下


남편 덕에 목숨을 구한 아내 A씨는 신체의 약 69%에 화상을 입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리우씨의 아들 A씨는 "부모님 모두 주방에서 가스가 새어 나오고 있는 줄 전혀 알지 못했다. 폭발이 일어났을 때 주방 창문과 문이 모두 날아갔다. 아버지는 가스레인지에 가장 가까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의사들은 아버지에게 진통제를 투여했다. 아버지는 숨을 쉬기 힘들어했고 화상을 입은 후 장기가 모두 망가져 버렸다. 엄청난 고통을 겪으셨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또한 아직 회복 중인 어머니가 의식을 되찾고 글을 쓸 수 있게 되자마자 아버지에 대해 물었다고 했다.


A씨는 "어머니가 처음 쓴 글은 아버지의 상태에 대한 질문이었다"며 "차마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잠시 밖에 앉아 있다가 아버지가 무사하다고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리우 씨는 병원에서 치료 도중 사망했다. / 百度一下


리우씨의 가족은 현재 30만 위안(한화 약 5,800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지출한 후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현재 추가 치료비로 70만 위안(한화 약 1억 3,600만 원)이 필요하다고. 


아들 A씨는 언론을 통해 기부를 호소하고 있으며, 많은 누리꾼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중국가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는 181건의 가스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8.44% 감소한 수치다.


181건의 가스 사고로 158명이 다치고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4일에도 중국 저장성에서 한 어머니가 주방 가스 폭발로 신체의 60% 이상에 화상을 입고도 두 살 아들을 안고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하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