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103세 노모와 아픈 친척들을 돌봤던 60대 여성이 4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하늘의 별이 됐다.

지난 2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뇌사 상태였던 길금자(67) 씨가 지난 11일 인하대병원에서 신장과 간, 좌우 안구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길씨는 지난달 23일 교회에 갔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된 뒤 뇌사 상태에 빠졌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유족은 '죽으면 흙으로 가는데 마지막 떠나는 길에 다른 이를 살리고 싶다'는 고인의 평소 뜻을 따르고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고인이 쓰러진 것은 생일 하루 전으로, 그는 결국 병상에서 마지막 생일을 보냈다. 길씨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가족들은 생일날 병상에 누운 길씨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유족에 따르면 길씨는 충남 금산에서 4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나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를 도와 동생 5명을 돌보며 어려운 가정을 함께 꾸렸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노모가 치매 증상을 보이자 집으로 모셔 103세가 된 지금까지도 챙겨왔으며, 이웃에 사는 친척이 거동이 불편해지자 15년 넘게 식사와 집안일을 돕기도 했다.

길씨 자신도 젊은 시절 연탄을 갈다 몸 전체에 3도 화상을 입었고, 인공관절 때문에 거동이 쉽지 않은데도 독거노인을 위한 김장 봉사를 하는 등 나눔과 봉사를 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