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내 문화에 대한 모욕"... '파인애플 피자' 조리 거부한 이탈리아 주방장 결국 해고

호주의 한 식당에서 피자에 파인애플 토핑을 얹어 달라는 주문을 거부한 이탈리아 출신 주방장이 결국 해고 통보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요리사는 자신의 문화적 신념에 반하는 조리법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하며 당국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으나 최종 기각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호주 브리즈번의 레스토랑 라 코스타(현재 폐업)에서 총괄 주방장으로 근무하던 다비데 탐부렐라가 피자에 파인애플을 토핑하라는 지시를 거부하다 해고당했다고 전했다. 탐부렐라는 해고 결정에 반발해 호주 공정근로위원회(FWC)에 부당해고 소송을 제기했다.


공정근로위원회 결정문에 따르면 탐부렐라는 "이탈리아인으로서 피자에 파인애플을 얹는 것은 자신의 문화에 대한 모욕"이라며 세 차례나 파인애플 사용 지시를 완강히 거부했다. 그는 식당 경영진을 향해 "이탈리아인들에게 피자에 파인애플을 올리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직접 확인해 보라"고 맞섰다.


반면 식당 측은 단순한 피자 토핑 문제뿐만 아니라 평소 그의 업무 태도와 거친 언행이 해고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반박했다.


(왼쪽부터) 페이스북 'Davide Tamburell,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식당 경영 총괄인 엘리엇 잉그램은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해고 건에는 피자 토핑 거부 이상의 복합적인 사유가 얽혀 있다"고 밝혔다. 기록에 따르면 탐부렐라는 올해 초 주방 내 금속 난간을 주먹으로 내리쳐 오른손 뼈가 골절되는 사고를 내는 등 직장 내 갈등을 유발한 전력이 지적됐다.


탐부렐라는 해당 식당의 후원을 받아 숙련 근로자 영주권 비자를 취득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해고로 비자 후원 절차가 전면 중단됐다.


공정근로위원회는 탐부렐라의 구제 신청 접수 시점이 법정 기한을 넘겼다는 이유를 들어 신청을 최종 기각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탐부렐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식자재 존중'을 강조하는 글을 게시한 바 있으며, 현재 파인애플 메뉴가 없는 브리즈번의 다른 식당으로 이직해 근무 중이다.


피자에 파인애플을 얹는 이른바 '하와이안 피자'는 전 세계 음식 문화계에서 끊이지 않는 대표적인 논쟁거리다.


미국 하와이의 이름을 땄지만, 실제로는 1962년 캐나다의 그리스계 이민자 샘 파노풀로스가 단맛과 짠맛의 조화를 꾀하며 처음 고안했다.


La Costa Restaurant & Bar / 페이스북


지난해 영국 노퍽주의 한 피자 전문점은 파인애플 토핑 주문을 막기 위해 하와이안 피자 한 판 가격을 125달러(약 17만 3000원)로 책정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7년에는 귀드니 요하네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이 "피자에 파인애플을 올리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싶다"고 발언해 논쟁을 촉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