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담배 냄새' 지적에 화났다는 원당역 흉기 역무원…경찰 "망상 가능성"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원당역에서 발생한 역무원 흉기 난동 사건의 가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사실과 다른 망상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는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 고양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30대 역무원 A씨가 "범행 당일 피해자가 '담배 냄새가 난다'고 혼잣말하는 것을 듣고 화가 나 평소 복용하던 조울증 약을 과다 복용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주변인 등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30대 여성 피해자 B씨가 그런 말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망상에 기반해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30대 여성 동료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30대 남성 역무원이 지난달 30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 뉴스1


A씨는 지난달 28일 낮 12시 31분께 원당역에서 B씨의 목과 얼굴 부위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다.


사건 발생 후 코레일의 안전관리 실태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A씨는 평소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코레일에는 직원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내부 매뉴얼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코레일에 관련 매뉴얼을 요청했지만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24년 장애인 제한경쟁 채용을 통해 코레일 사무영업 직군에 입사했다. 당시 채용 공고에는 업무에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의 성격·행동장애나 정신장애가 있으면 최초 신체검사와 이후 정기 검사에서 불합격 처리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씨는 입사 당시 최초 신체검사는 통과했지만, 이후 정기 검사는 따로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을 답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사건 전 B씨가 A씨와의 분리 조치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B씨 남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A씨가 업무 부적응 등의 문제로 역을 옮겨 다녔고, 각 역에서도 다들 기피하는 분위기였다"며 "교대근무 변경이나 다른 역으로의 전보 등을 요청했지만 인사 조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은 6일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송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