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7일(토)

"너무 뚱뚱해서 날지 못해"...닭 폭식하다가 비만된 말똥가리 구조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비만으로 날지 못하게 된 야생 맹금류가 구조돼 눈길을 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UPI통신 보도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로어노크의 한 주택 진입로에서 암컷 붉은어깨말똥가리 한 마리가 땅에 앉은 채 비행하지 못하는 상태로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사우스웨스트 버지니아 야생동물센터가 현장에 출동해 해당 개체를 구조했다.


야생동물센터는 구조된 말똥가리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정밀 검사를 실시했다. 골절 여부, 납 중독, 안구 이상, 머리 외상 등 비행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상과 질병을 점검했으나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로어노크 사우스웨스트 버지니아 야생동물센터


대신 검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원인이 드러났다. 구조된 개체의 체중이 910g을 초과했는데, 이는 같은 종 암컷의 평균 체중보다 200g 이상 초과한 수치다. 센터 관계자는 지방층이 과도하게 두꺼워져 가슴뼈를 손으로 만져도 확인되지 않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추가 검사를 진행한 야생동물센터는 이 붉은어깨말똥가리가 비만으로 인해 비행 능력을 상실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야생 상태의 맹금류가 이처럼 과체중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구조센터는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구조 지점 인근 주민이 방목 형태로 사육하던 닭들이 최근 몇 주간 연이어 실종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로어노크 사우스웨스트 버지니아 야생동물센터


구조센터는 붉은어깨말똥가리가 이 닭들을 지속적으로 포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쉽게 먹이를 획득할 수 있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체중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개체는 현재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한 식단 조절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


구조센터는 야생동물에게 직접 먹이를 제공하는 행위는 물론, 먹잇감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닭 사육자의 경우 사육장에 덮개를 설치해 야생동물의 침입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