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소비 시장이 커졌지만, 실질적 혜택은 수도권과 부산·제주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됐다. 나머지 전국 지역을 모두 합쳐도 제주 한 곳의 소비 비중과 같은 수준에 그쳤다.
3일 한국관광데이터랩의 외국인 관광 소비 분석 결과, 올해 1~9월 서울·인천·경기와 부산·제주의 합산 소비 비중은 96.2%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5.8%에서 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대로 나머지 지역의 소비 비중은 4.2%에서 3.8%로 하락했다. 이는 온라인 소비를 제외한 오프라인 집계 기준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71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 이들의 관광 분야 카드 소비액은 15조 941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 7940억 원보다 47.7% 늘었다.
관광 시장이 팽창하는 동안 지역별 소비 비중은 각기 다른 흐름을 보였다. 서울은 70.4%에서 70.9%로, 제주는 2.9%에서 3.8%로 상승했다.
인천은 7.2%에서 6.9%로, 경기는 7.2%에서 6.5%로 감소했으며, 부산은 8.1%를 유지했다. 수도권 전체 비중은 84.8%에서 84.3%로 0.5%포인트 하락했다.
기타 지역은 대구 0.6%, 강원·경북 각 0.5%, 경남·대전 각 0.4%, 전북·충남 각 0.3%, 울산·충북 각 0.2%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뉴스1에 "수도권 공항 입출국 비중이 높고 쇼핑·의료 등 고액 소비 업종이 서울에 밀집해 있어 외국인 관광 소비의 수도권 집중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소비 집중 현상은 시도 간 격차뿐 아니라 같은 도시 내에서도 두드러졌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29.6%와 중구 27.7%가 서울 전체 외국인 관광 소비의 57.3%를 차지했다. 마포구 7.1%, 서초구 6.4%, 성동구·종로구 각 5.2%, 송파구 4.5%, 용산구 4.3%가 뒤를 이었다.
부산에서는 부산진구 27.4%와 해운대구 25.9%가 53.3%를 점유했다. 기장군 14.0%와 중구 11.8%까지 더하면 네 지역에 79.1%가 집중됐다. 제주는 제주시 66.6%, 서귀포시 33.4%로 나타났다.
다만 지역별 소비액이 실제 소비 장소와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공사에 따르면 커피 프랜차이즈와 우체국, 고속버스·철도 등 본사에서 매출을 일괄 매입하는 가맹점이나 팝업스토어 같은 임시 가맹점은 본사 소재지로 집계된다. 지방에서 실제 사용한 금액 일부가 수도권 소비로 반영될 수 있다는 뜻이다.
소비 규모는 수도권이 압도적이지만 증가율은 비수도권이 더 높았다. 올해 1~7월 비수도권 외국인 관광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56.9% 증가해 수도권 50.3%와 온라인 38.4%를 앞질렀다. 비수도권 증가율은 1분기 41.0%에서 4~7월 65.0%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산은 50.8%로 수도권과 유사한 증가율을 기록했고, 제주는 105.5% 늘어 전년 동기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의료관광 소비는 부산에서 118.4%, 제주에서 125.4%, 인천에서 82.6% 증가했다.
공사 관계자는 "비수도권 외국인 지출 비중이 2023~2025년 15% 내외에 머물다가 올해 1~9월 15.7%로 확대됐다"며 "부산과 제주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를 다른 지역으로 소비가 확산되는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1~9월 수도권과 부산·제주를 제외한 지역의 소비 비중은 전년 동기보다 낮아졌다.
공사 관계자는 "올해 1~7월 지방공항 입국객도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했다"며 "입국 관문이 다양해짐에 따라 지역 소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9월 내국인의 관광 분야 카드 지출액은 138조 949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9조 2537억 원보다 7.5% 증가했다.
지역별 소비 비중은 서울 28.8%, 경기 24.7%, 부산 6.4%, 인천 5.3% 순이었다. 온라인 소비를 제외한 수치다.
내국인 소비의 수도권 비중은 지난해 59.3%에서 올해 58.8%로 0.5%포인트 하락했다.
서울은 29.5%에서 28.8%로 줄었고, 경기는 24.4%에서 24.7%로 늘었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이 6.3%에서 6.4%, 경남이 3.7%에서 3.8%, 경북과 충남이 각각 3.5%에서 3.6%로 소폭 상승했다. 강원은 3.3%, 제주는 1.7%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