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수장인 마코 루비오 장관이 한국 국회의원들의 비자 발급 지연 사태에 대해 양자 협의를 통한 해결 의지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루비오 장관은 31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국회의원들의 비자 문제 등을 포함해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를 묻는 질문에 답했다.
그는 "약 20년 전의 행적과 관련해 문제가 제기된 특정 개인의 비자 사례가 하나 있었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어 "비자 문제는 기자회견이 아니라 양자 협의를 통해 우리가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이 언급한 사례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의 미국 관용비자(A-2) 발급 지연 건으로 파악된다.
진 위원장은 미국 하와이 태평양사령부 방문을 위해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절됐다가 뒤늦게 발급받았다.
진 위원장은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3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은 이력이 있다. 다만 그는 19대 국회 때인 2014년에는 국회 국방위원으로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 바 있다.
이달 초에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신인 정청래 의원이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정 의원은 주미대사관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를 위해 미국 비자를 신청했지만 발급이 보류됐다. 정 의원은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 사건을 주도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된 전력이 있다.
루비오 장관은 북·미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누구와도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관점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한국 같은 우리 동맹국들이 우려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 그에 열려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현재 예정된 회담은 없으며, 이와 관련해 오늘 발표할 내용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핵심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언급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인 외교 관행에서는 누군가를 만나거나 특정 행사에 초대하는 행위가 상대방에게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양보로 여겨지지만,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러시아 초청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주최국인 미국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초청하자 유럽 외교장관들은 이날 단체 기념사진 촬영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오는 12월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을 위해선 양측 모두와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말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를 만나거나 대화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