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월 7000원짜리 광고형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기존 (무광고) 요금제 가격도 함께 인상하고 나섰다.
저가형 멤버십 출시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내세웠으나, 해당 요금제의 등장이 역설적으로 기존 이용자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디즈니+는 오는 11월 10일부터 광고형 스탠다드 멤버십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회사가 선정한 광고형 스탠다드 멤버십은 월 구독료 7000원에 최대 1080p 풀HD 화질과 5.1 오디오, 최대 2대 기기 동시 스트리밍을 지원하지만, 콘텐츠 시청 전이나 중간에 광고가 포함될 수 있다.
해당 멤버십은 스탠다드, 프리미엄 요금제보다 각각 2900원, 6900원 저렴해 디즈니+ 비구독자에게는 구독을 고려해 볼 만한 하나의 선택지가 된다.
문제는 신규 요금제 출시와 함께 기존 멤버십 가격도 인상된다는 점이다. 디즈니+에 따르면 광고형 스탠다드 멤버십 출시 이후, 기존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9900원에서 월 1만 1500원으로 16.2%(1600원) 인상되고,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1만 3900원에서 1만 6500원으로 18.7%(2600원) 오른다.
변경된 가격은 11월 10일 이후 신규 가입자부터 적용되며, 기존 가입자는 '당분간' 현재 구독료를 유지할 수 있다. 기존과 같은 시청 경험을 유지하려는 소비자는 당분간 가격 인상 부담에서 멀어졌으나, 기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추가 비용 지불'은 불가피한 요소가 됐다. 인상 요금제가 적용되는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공개된 바 없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의 폭이 넓어졌으나, 기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함께 커진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디즈니+만의 현상이 아니다. 넷플릭스와 티빙 등 국내외 OTT 사업자들도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며 저가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티빙 역시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저렴한 구독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광고형 요금제가 일부 사업자의 실험적인 상품을 넘어 OTT 시장의 주요 요금제 유형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업계가 광고형 요금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 운영에는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을 '구독료 인상'으로 충당할 경우 이용자의 해지나 이탈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러한 가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플랫폼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대안이 광고형 요금제이기 때문이다.
저렴한 요금제를 통해 가격에 민감한 이용자를 유인하는 한편, 광고를 통해 구독료 외 추가 매출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구독료와 광고 매출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의 지불 의사와 가격 민감도에 따라 요금제를 세분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기업에 장점뿐인 광고형 요금제가 소비자에게도 장점만 가득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저렴한 상품이 추가되면서 선택지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에게 주어진 선택은 결국 광고를 감수하고 저렴하게 이용하거나 기존의 시청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뿐이다.
저렴한 요금제를 추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 선택권이 실질적으로 확대됐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광고 없는 시청 환경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라면, 이는 선택지의 확대라기보다 소비자에게 비용과 시청 경험 사이의 선택을 요구하는 것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