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국민 아버지' 배우 최불암 별세, 향년 87세

29일 밤 입원 치료 중 세상 떠나...허리 수술 이후 재활 전념

묵직한 연기와 구수한 웃음으로 세대 넘어 사랑받아


안방극장의 '수사반장'이자 '전원일기' 속 아버지였던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최불암 / 뉴스1


30일 방송계에 따르면 최불암은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29일 오후 10시께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오랜 기간 진행해온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 하차했다. 이후 방송 활동을 멈추고 재활 치료에 힘써왔다.


최불암의 이름 앞에는 오랫동안 '국민 아버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드라마 속 인물이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이웃 어른처럼 익숙한 얼굴이었다.


1971년 시작한 MBC '수사반장'에서는 박영한 반장으로 활약했다. 특유의 묵직한 목소리와 존재감으로 한국형 수사극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전원일기'에서는 양촌리 김 회장을 맡아 농촌의 일상과 가족의 희로애락을 안방에 전했다.


연기의 출발점은 연극 무대였다. 1939년생으로 호적에는 1940년생으로 기재된 고인은 인천에서 태어났다. 연출가를 꿈꾸던 그는 1959년 연극 '햄릿'으로 데뷔한 뒤 1965년 국립극단 단원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TV로 활동 영역을 넓힌 것은 1967년이다. 서울중앙방송 특채 탤런트로 선발돼 드라마 '수양대군'에서 김종서를 연기했다. 당시 20대였지만 노년의 인물을 맡을 만큼 일찍부터 중후한 인상을 인정받았다.


드라마 밖에서도 시청자들과 꾸준히 만났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KBS '좋은나라 운동본부'를 진행했고,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한국인의 밥상'을 이끌었다.


전국 곳곳을 찾아 음식을 맛보고, 그 밥상을 차린 사람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였다. 구수한 말투와 소탈한 모습은 프로그램에 온기를 더했다. 고개를 젖히고 "파하~" 하고 웃는 모습은 최불암을 떠올리면 함께 생각나는 장면이 됐다.


올해 5월 MBC는 고인의 60여 년 연기 인생을 돌아보는 2부작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를 방송했다. 당초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던 최불암은 재활에 집중하고 싶다는 가족의 뜻에 따라 직접 카메라 앞에 서지는 않았다.


형사로, 아버지로, 밥상 앞의 손님으로 시청자 곁을 지켰던 그의 연기와 웃음은 오랜 방송 기록 속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