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한수원,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26조 체코 원전 시공계약 협상 결렬

한국수력원자력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이 총사업비 26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을 위한 시공계약 협상에서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공사비와 계약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한수원은 기존 컨소시엄과의 협상을 종료하고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나서기로 했다.


29일 한수원은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온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계약 협상을 공식 종료한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 건설을 추진하는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전경 /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은 2018년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사전 선정하고 '팀코리아' 공동협력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사와 원전 건설 주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시공계약 협상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한수원에 따르면 최근 약 15개월 동안 최고경영자(CEO) 면담 2회, 실무회의 78회, 이견조정위원회 11회가 열렸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는 계속됐다.


양측은 공사비 산정 방식과 계약상 위험 분담, 업무 범위 등을 놓고 입장 차이를 보였다.


한수원은 기본설계 단계에서 정한 공사 물량을 기준으로 계약금액을 확정하는 '총액확정 계약방식'을 요구했다. 반면 시공 컨소시엄은 상세설계 과정에서 공사 물량이 늘어날 경우 증가분을 추가 정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사업에서도 총액확정 계약방식을 적용했으며, 체코 원전의 다른 협력사들과도 같은 방식으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조정 요구 역시 외부 전문기관의 검증 등을 거친 합리적인 조치라는 입장이다.


백정완 당시 대우건설 사장이 2024년 5월 체코 두코바니 지역 관계자들과 원전 사업 관련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 대우건설 제공


반면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은 한수원의 협상 종료 결정에 반발했다.


컨소시엄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한수원이 지난 7일 변경된 계약조건을 제시했지만 이를 검토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올해 12월 31일까지 협상 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 최초로 상용 건설되는 APR1000 원전인 만큼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가 위험을 시공사가 과도하게 부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컨소시엄은 한수원에 협상 재개도 요청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추가 협상에 따른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신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컨소시엄과 체결한 공동협력협약의 종료 절차에 착수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경쟁입찰을 준비한다. 다만 시공계약 협상 종료와 공동협력협약 종료는 별개 절차로 진행된다.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건설될 신규 원전 5·6호기 조감도.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 체코 EDU II


한수원은 2027년 7월까지 신규 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다. 새 시공사가 선정되기 전까지 필요한 설계와 인허가 등 일부 업무는 한수원이 직접 수행하거나 별도 계약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기존 컨소시엄에 참여한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도 자격요건을 충족하면 신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에 협상이 종료된 것은 건설 시공 분야로, 한수원이 체코 발주사와 체결한 원전 건설 주계약은 유지된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약 4220억코루나(약 26조원) 규모다.


한수원은 이미 한국전력기술과 종합설계용역 계약을, 두산에너빌리티와 원자로 및 터빈발전기 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시공 컨소시엄 협상과 별개로 기존 설비 공급 계약에 따른 사업을 이어간다.


원전연료 공급과 시운전·정비 분야의 협력계약도 2027년 체결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한수원은 시공사 변경에 따른 사업 차질을 최소화하고 2028년 1월로 예정된 부지정지 작업과 2029년 11월 원전 건설 착공 일정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한수원은 체코 정부 및 발주사와 협력해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기존 컨소시엄이 협상 종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