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일)

"X 패고 싶다" 상관 험담했다가 1계급 강등... 법원 "징계 지나치다"

군 복무 중 상관을 향해 "X 패고 싶다", "폐급 간부" 등의 발언을 했다가 1계급 강등 처분을 받은 공군 병사가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해당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군대의 지휘체계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라며 징계가 지나치게 무겁다고 판단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공군 병사 A씨가 소속 부대 여단장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15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2024년 A씨가 휴가 전 교육을 기다리던 병사들 앞에서 상관 B씨를 험담하면서 시작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당시 A씨는 B씨를 두고 "X 패고 싶다", "그 XX 부서에서 하는 것도 없음", "폐급 간부" 등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신고됐다.


이후 부대 징계위원회는 A씨에게 계급을 한 단계 낮추는 강등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해당 발언 자체를 한 적이 없다며 징계에 불복했다.


그는 설령 문제의 발언을 했더라도 추상적이고 감정적인 표현만으로 상관 모욕이나 복종의무 위반 등 징계 사유가 성립하지 않으며, 강등 처분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우선 A씨가 실제로 문제의 발언을 했다고 판단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일부 병사들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돼 신빙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 조직의 위계질서를 무시한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다만 발언의 내용과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1계급 강등까지 내릴 사안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신중하지 못하고 무례하며 자기과시적 의도에서 무분별한 표현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있다"면서도 "직접적으로 군기 문란 또는 상관의 부대 내 지위를 깎아내리기 위한 의도라고 보기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특히 A씨의 발언을 상관 B씨가 직접 듣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당 발언으로 부대의 군기가 흐트러지거나 상명하복에 따른 지휘체계가 실제로 훼손됐다고 볼 만한 정황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의 언행이 징계 기준상 '비행 정도가 가볍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에 따르면 이 경우 근신부터 견책까지의 징계를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