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은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청주 '청하'가 또 한 번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와인과 탄산을 더한 '별빛청하'로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데 이어 이번에는 주정과 당류를 첨가하지 않고 쌀 본연의 맛을 살리는 새로운 제품을 검토하고 있다.
같은 청하 브랜드 안에서도 가볍게 즐기는 탄산주와 쌀의 풍미를 강조한 청주로 제품군을 넓혀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순미청하'라는 제품명으로 품목제조보고를 마쳤다. 기존 청하와 달리 주정과 당류를 넣지 않는 원료 구성이 특징이다.
다만 품목제조보고는 제품 생산을 위한 행정 절차로, 보고를 마쳤다고 해서 반드시 실제 출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탄산 더해 8000만 병... 40년 된 청하의 변신
이번 움직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청하 브랜드를 꾸준히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986년 출시된 청하는 차갑게 마시는 청주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제품이다. 당시에는 청주를 데워 마시는 경우가 많았지만, 롯데칠성음료는 냉장 상태로 즐길 수 있는 청하를 선보이며 소비자층을 넓혔다.
이후 소비자 취향에 맞춰 맛과 제품 구성을 바꾸는 시도를 이어왔다.
2011년에는 일본 사케의 국내 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청하 드라이'를 출시했다. 기존 청하보다 당 함량을 50% 이상 줄이고 알코올 도수를 13.5도로 높여 담백한 맛을 강조했다. 일본 청주와의 경쟁을 염두에 둔 제품이었다.
2022년에는 청하에 화이트와인과 탄산을 더한 '별빛청하 스파클링'을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에 진출했다. 알코올 도수를 7도로 낮추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별빛청하는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며 청하 브랜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됐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별빛청하 스파클링과 로제청하 스파클링의 누적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약 8000만 병을 기록했다.
지난 7월에는 두 제품을 '별빛청하'라는 통합 브랜드로 재정비했다. 제품명도 각각 '별빛청하 오리지널'과 '별빛청하 로제'로 바꾸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와인과 탄산을 더한 별빛청하로 소비자층을 확대한 롯데칠성음료가 이번에는 주정과 당류를 제외하고 쌀의 풍미를 강조하는 제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순미청하가 실제 출시된다면 기존 청하와 별빛청하에 이어 서로 다른 취향을 겨냥한 제품군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다시 주목받는 쌀의 풍미... 출시 여부는 미정
국내 주류시장에서 일본산 사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산 사케 수입액은 2784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2%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수입액도 231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늘었다. 쌀로 빚은 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청주 브랜드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2분기 주류 부문 매출은 별도 기준 1951억원,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156.6% 증가했다.
'순하리진' 등 새로운 제품군이 주류사업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가운데 청하 브랜드에서도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 확대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2년에도 '청하순미주'를 품목 등록했지만 실제 출시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제품화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15년 전 '청하 드라이'로 일본산 사케에 맞섰던 롯데칠성이 이번에는 쌀의 풍미를 강조한 새로운 청주를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