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1일(일)

미국서 강도죄로 14년 복역 후 추방, 한국 돌아오니 '입대 통지'... 법원 판단은?

국외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사람도 군 면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전시근로역 부결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해외에서 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이들의 병역 의무에 대한 새로운 법적 해석을 제시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A씨는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영주권을 취득했다. 그는 2010년 미국에서 흉기를 이용해 피해자를 폭행하고 협박하며 재물을 빼앗는 범행을 저질렀다.


이로 인해 강도죄 및 가중폭행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14년간 복역했으며, 지난해 만기 출소했다. 출소 후 A씨는 미국에서 추방되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아직 군 입대 연령에 해당하는 A씨에게 병무청에서 입대통지서가 발송되었고, 병역판정검사 결과 신체등급 3급을 받아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 처분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자신이 수형자에 해당한다며 전시근로역 편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지방병무청은 '외국에서 형을 선고받은 사람 중 국내로 이송되어 형을 집행한 수형자만 병역 감면 처분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A씨의 신청을 거부했다.


A씨는 병역법과 그 시행령이 '수형자로서 1년 6개월 이상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전시근로역 편입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규정에 '국내에서'라는 조건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병역법에서 규정한 수형자에 "외국에서 대한민국 법률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는 범죄사실로 1년 6개월 이상의 자유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병역법에 '국내에서' 실형 선고를 받아야 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는 점과, 수형자를 현역 복무에서 배제하는 취지가 복무 기강 유지와 병역 자원의 질적 저하 방지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A씨가 미국에서 저지른 강도죄 및 가중폭행죄는 국내법을 적용해도 특수강도죄 또는 강도상해·치상죄에 해당한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또한, '외국에서 자유형을 선고받고 국내에 이송되어 형기를 집행한 사람'과 '외국에서 자유형을 선고받고 국내에 이송되지 않고 복역을 마친 사람'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외국에서 선고받은 자유형을 제한 없이 인정할 경우 병역 의무를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국제수형자이송법을 고려하여 국내법에 의해서도 범죄를 구성하는 사실로 자유형을 선고받아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