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한국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다른 국가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투자에 앞서 상업성 검토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가운데, 미국이 한국 내 '정치적 역학'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밴스 부통령은 미국 알래스카 지역방송 '알래스카 뉴스 소스'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한국에 일부 정치적 역학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우리는 한국의 현 정부든 차기 정부든, 솔직히 일본이나 다른 나라와 협력해야 하든 이 사업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국의 투자 참여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알래스카 LNG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밴스 부통령은 이날 알래스카 현지 방송 KTUU와의 인터뷰에서도 수십 년간 표류해 온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사업'에 대한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과의 협상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행정부의 강한 의지로 이 사업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밴스 부통령은 이 사업이 오직 한국에만 묶여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금의 한국 정부든 다음 정부든 상관없이, 혹은 필요하다면 일본이나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서라도 이 사업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알래스카산 가스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안정한) 독재 국가들로부터 들여오는 가스보다 알래스카산이 훨씬 저렴하고 품질이 좋으며 신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26년 9월 30일 한국이 미국 에너지 사업에 최대 2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약 540억 달러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투입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국 산업통상부는 양국이 프로젝트의 상업성을 검토하기로 했을 뿐, 투자 여부나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상업성이 확보되고 국내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10월 2일 백악관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투자 발표와 관련해 "나는 성급하게 발표하지 않았다"면서 투자에 서명하지 않으면 부담액을 두 배로 올리겠다고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밴스 부통령은 2026년 10월 5일 알래스카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여전히 세부 사항을 조율해야 하고 한국도 그 점을 언급했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소 온도 차를 보였다. 알래스카 현지에서는 개발업체들이 추산한 파이프라인 전체 건설비와 같은 규모인 540억 달러가 투입될 것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한국 정부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에서 사업의 상업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상업적 합리성이 참여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 이후 에너지 공급망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는 커졌지만 경제성 검증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미국 측은 사업 자금이 확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댄 설리번 공화당 알래스카 상원의원은 밴스 부통령과 함께한 자리에서 협상과 사업 구조를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이전과 달리 자금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내각이 사업을 연방정부 차원의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점도 과거와 다른 부분으로 꼽았다.
그러나 알래스카 현지에서도 사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주 의회 관계자들은 540억 달러의 구체적인 조달 방식과 사업 소유구조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알래스카주 상원 다수당 대표인 캐시 기셀 의원은 당시 발표에 세부 내용이 거의 없었다며 "실제로 사업에 더 가까워졌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재산세 문제도 남아 있다. 개발업체들은 현행 재산세 체계에서는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주 의회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설리번 의원은 재산세 문제를 향후 다룰 세부 사항으로 돌렸으며, 한국의 투자 참여뿐 아니라 장기 구매계약과 연방정부·알래스카주·투자국 간 사업 구조도 추가로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