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시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안에서 휴대전화 스피커를 틀어놓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에 나선다.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최근 '광저우시 소음오염 방지 규정' 초안을 공개하고 다음 달 15일까지 시민 의견을 받는다고 지난 17일 광저우일보가 보도했다. 이번 규정은 산업 및 공사장 소음은 물론 일상생활 속 소음까지 폭넓게 규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핵심은 대중교통 내 전자기기 사용 통제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 휴대전화와 태블릿 PC의 소리를 외부로 재생하는 모든 행위가 금지된다. 위반자는 승무원의 제지를 받게 되며, 이를 무시하고 계속 소음을 낼 경우 공안에 인계돼 경고와 함께 200~1000위안(약 4만~21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간 중국 대중교통에서는 스피커폰으로 통화하거나 큰 소리로 영상을 시청하는 승객들로 인한 불편이 심각했다. 광저우시 당국은 이런 행위가 다른 승객에게 극심한 피로감을 주고 승·하차 안내 방송 청취를 방해한다고 보고 규제에 나섰다.
규정 대상에는 대중교통 소음 외에도 광장에서 음악을 크게 틀고 춤을 추는 '광장무' 문화, 실내 인테리어 소음, 불법 개조 차량의 소음 등이 포함됐다. 광장무는 주로 50~60대 이상 중장년층 여성들이 즐기는 문화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지하철 내 소음과 민폐 행위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경의중앙선 천원남'으로 불린 남성이 여성 승객들을 쫓아다니며 집요하게 구걸하는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한 누리꾼은 "지하철에서 한 아저씨가 스마트폰 스피커로 유튜브를 크게 틀어 모두가 AI 숏폼 내레이션을 강제로 들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13일에는 독일인 틱톡커가 서울 지하철 안에서 대형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춤을 춘 영상을 올려 비난을 받았다. 그는 주로 오후 4~6시 퇴근 시간대 삼각지역과 신촌역 등 혼잡한 노선의 승강장에서 백플립 퍼포먼스를 벌여 승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승객들의 스트레스는 민원 수치로도 드러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1~6월) 열차 내 소음 관련 민원은 7520건에 달했다. 소음 민원은 2022년 8049건, 2023년 8729건을 기록했고 지난해 처음 1만 건을 넘어섰다.
국내 법규는 어떨까. 철도안전법은 열차 내 폭언, 흡연, 고성방가 등 소란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1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하지만 '고성방가'나 '소란'이라는 기준이 모호해 스마트폰 스피커 재생이나 일반 통화만으로는 과태료를 매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 에티켓 규칙은 휴대폰 진동 모드, 작은 목소리로 짧은 통화, 이어폰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광역철도 여객 운송약관은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에 대해 직원의 제지를 거쳐 운송 거절 및 강제 하차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